제약계 “국내 바이오시밀러 가격 해외 대비 절대적으로 낮아"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약값 인상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상은 실질 소비자인 환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제약계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품), 바이오베터(개량생물의약품) 약가 인상을 주장한다. 반면 의사, 환자는 반대한다. 약값이 올라가면 그만큼 치료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복지부는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상을 반기진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바이오의약품 약가제도개선협의체(이하 바이오 약가협의체) 전체회의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개최했다.
바이오 약가협의체는 이날 회의에서 ▲바이오시밀러 약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80% 상향 조정 ▲바이오베터 약가 산식 신설 ▲바이오의약품 함량 산식 개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제약계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가격을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70%에서 80%까지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바이오베터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100~130% 수준으로 책정할 것을 주장했다. 바이오의약품 함량 산식 조정은 현행 1.75배에서 함량배수 2배로 늘릴 것을 요청했다.
한 제약업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약가가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70%에서 80%로 오르면 바이오시밀러 사업성은 단연 커진다.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하는 제약사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어떤 방향이든 회의 결과에 대한 결과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약제과 관계자는 “아직 회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회의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논제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 회의 계획은 현재 없다. 회의 내용을 검토한 후 필요하면 (회의를) 다시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실 약제급여실장은 지난 26일 심평원출입기자협의회 브리핑을 통해 “국내개발 신약 등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국내 개발 신약, 바이오의약품 약가 우대 평가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실거래가 조사에 기반한 약가 조정제도 등의 약가 사후 관리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해외 바이오시밀러 가격과 비교해 30~40%정도 싸다. 국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해외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낮다.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10%포인트 올려도 해외 제품과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시밀러 제품 가격을 높이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차별화가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업체가 많아질수록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블룸버그통신은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렉시맙)가 노르웨이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 시장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램시마 가격이 레미케이드 가격 대비 70% 싼 값에 판매된 탓이다. 또 오리온사의 바이오시밀러 인펙트라(성분명: 인플렉시맙)와의 경쟁 구도도 크게 작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장점은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낮은 가격이다.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계속 올리면 개발에 뛰어드는 제약사는 늘지만 결국 경쟁 구도로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며 “실제 소비하는 환자, 의사가 가지는 부담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들도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상을 반대한다.
김모씨(43) 유방암 환자는 “바이오의약품 치료를 엄두도 못 내는 환자가 태반이다. 약값이 너무 비싼 탓"이라며 “같은 효능을 가지면서도 값이 싼 바이오시밀러는 많은 환자들에 한 줄기 빛"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올리면 단연 환자, 의사에 가는 부담은 커진다. 하지만 현 가격 책정 정책대로 가면 국내 업체들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회피할 것이다”라며 “가격인상이 장기적으론 환자에게 도움되는 방향"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