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발표때보다 열기 식어...“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 평가도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 나온 토지 매물 가운데 금싸라기로 평가받던 서울 한남동 니블로배럭스(외인주택) 부지 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부지 매입에 관심을 보이던 건설사들은 매각예정가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니블로배럭스 부지 6만677㎡ 매각 입찰이 오는 3~4일 양일간 진행된다. 일반경쟁입찰방식이며 입찰예정가는 6131억원이다.
이곳은 입지가 뛰어나 LH가 매각 계획을 발표한 때부터 건설업계의 러브콜이 끊이질 않았다. 남산과 한강 사이에 위치한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인데다, 강남·북을 잇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 한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집값이 3.3㎡ 당 7000만원에 달하는 한남더힐과 마주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에서는 누가 낙찰받든 브랜드 랜드마크 격 고급주택을 지으면 히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진행된 부지매각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국내 대형건설사는 물론 중견건설사·시행사·금융사 등이 참석하면서 관심이 고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매각 발표 당시보다 열기가 사그러든 모습이다.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데 반해 입찰 예정가는 지나치게 고가로 잡혀있다는 판단에서다. 니블로배럭스 부지는 고도제한지역이어서 토지활용도가 떨어진다. 고층으로 많은 세대를 지을수록 수익성이 나는데 저층 건설만이 가능하다. LH 관계자는 “30m 이하로 개발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로 치면 평균 7층 미만의 수준이다.
인허가 문제도 낙찰받는 건설사가 판단해야 한다. LH측은 매각 공고 당시 "현 상태로 매각이 진행되므로 입찰참가자는 정밀한 현장조사, 공법상 제한사항, 인허가 리스크 등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리스크에 대해서는 민간 업체가 자체 판단하라는 설명이다. 서울시와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얼마나 소요될 지 알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결국 공기가 지연되면 금융비용 리스크 등에 따른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다.
지난달 사업설명회에 참여했던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랜드마크 조성이 곧 수익성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지가 뛰어나 분양이 잘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입찰예정가가 비싸 수익이 어느정도나 될 지는 판단이 안 선다”라고 말했다.
역시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한 중견건설사 측은 “중견업체로써 감당하기엔 땅값이 지나치게 비싸 컨소시엄을 구성해야만 입찰 참여가 가능한 수준인 듯 한데 입찰 하루 전까지 움직임이 없는 걸로 봐선 중견건설사의 참여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로 표현한다. 왠만한 자금력을 갖춘 대형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