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하반기에 R&D 성과 본격화 전망
자산 1조원 이상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올해를 두 자릿수 매출 성장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영업 실적이 오는 하반기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미약품 경우 기술수출 파이프라인의 시장 진출 여부가 하반기 실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약품(1조7000억원), 유한양행(1조9000억원), 녹십자(1조4000억원)가 지난 28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세 기업 모두 매출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8% 증가한 2742억원, 한미약품은 19.4% 오른 2564억원, 녹십자는 14.7% 증가한 24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은 다소 부진했다. 지난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구개발(R&D) 탓으로 분석된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유한양행, 한미약품만 올랐다. 종근당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유한양행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4% 오른 184억원을 기록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 1분기 영업실적은 도입의약품 등 처방의약품이 호재로 작용했다. R&D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한양행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양호한 성적이다.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등 도입 품목 때문이다. 다만 원료의약품 수출은 일부 물량 수송이 지연되면서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968.7% 증가한 22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는 밑돌았다.
이찬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사노피 계약금으로 인한 매출 변동분을 제외하면 무난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퀀텀 프로젝트, 2015년 11월에 기술수출)로부터 받은 잔여 계약금 2556억원원에 대한 인식 기간을 1년 배분에서 3년 배분으로 결정한 바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1분기 실적은 보수적 회계처리의 결과"라며 “향후 한미약품의 분기별 실적 변동은 기술 수출된 파이프라인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인식 여부에 따라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곽진희 연구원은 “한미약품에게 2016년은 임상 개시 확인, HM61713(베링거인겔하임 기술수출) 국내 출시, 2상 완료에 집중하는 한 해”라고 덧붙였다.
반면 녹십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 감소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출 감소와 인건비, R&D 비용 증가로 이익률이 떨어졌다. 2~3분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예상한다"며 “최근 수주한 독감백신 입찰 물량의 2분기에 반영, 국내 4가 독감백신 출시 등으로 향후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 제약사의 R&D 투자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유한양행 1분기 R&D 투자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39.1% 늘어난 192억원을 나타냈다. 한미약품 1분기 R&D 투자 비용은 연결기준으로 422억원을 보였다. 1분기 매출의 16.4% 수준이다. 녹십자는 1분기 R&D 투자 비용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