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29일 추가 여부 발표..."경쟁심화로 불확실성 커져" 반론도
관세청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발급할 것이 유력해짐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그룹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관세청은 29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발급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입장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3~4곳이 추가로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가 추가로 발급될 경우 지난해 면세점 특허를 상실한 롯데와 SK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재허가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각각 오는 6월과 5월 폐점을 앞두고 있다.
특히 롯데의 경우 면세점 특허 취득이 결과적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과도 연관이 있어 관세청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는 일단 관세청 발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까 결정되는 걸 지켜볼 예정"이라며 "일단 결정이 돼야 저희도 다음 계획 등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면세점 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 HDC신라면세점, SM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 등 5개사 대표들은 지난 22일 관세청 관계자들과 만나 면세점 특허 추가발급에 대해 강력한 반대입장을 전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도 면세점 1위 사업자로서 섣부르게 행동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선 호텔롯데 상장을 기배구조 개선작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당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끌어들인 자금 중 일부를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사용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타워점 특허 수성 실패로 호텔롯데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 전망이 어두워지며 이 같은 구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호텔롯데 상장은 5~6월 사이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1위 면세점인 소공동점은 다른 대기업 계열 면세점과 치열할 혈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신규 발급에 따라 소공동점 인근에 HDC신라(용산), 신세계(남대문), 두산(동대문)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더욱이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이들 면세점 모두 공격적 투자로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롯데가 잠실 관광쇼핑 복합단지의 한 축으로 구상한 월드타워점 상실은 미래 먹거리 상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팠다. 롯데는 당초 놀이동산, 백화점, 월드타워, 면세점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관광코스를 구상했다. 관광객들을 잠실에 지속적으로 머물게 해 그 안에서 소비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롯데가 월드타워점 특허를 재취득 할 경우 롯데의 이 같은 구상은 탄력을 받게 돼 호텔롯데 공모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 12월로 예정된 월드타워가 완공될 경우 잠실에 관광객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허 재취득 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비관론도 존재한다. 관세청이 면세점 특허 추가발급이 확정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큰 이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허 수수료율이 최대 20배까지 인상돼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해졌다"며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특허를 신규로 발급받은 대기업 계열 면세점들이 소공동점과 멀지 않은 곳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어 이로 인한 매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