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여파 자기자본비율 하락 불보듯…수은은 현재도 10% 미만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조895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2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부실채권(NPL)은 7조3270억원에 이른다. 2014년(3조782억원)에 비해 2배 급증했다.
수출입은행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당기순익이 41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853억원)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이다. 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지난해 정부로부터 1조1300억원을 출자받아 현 수준을 유지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4.2%, 9.8%로 나타났다.
자기자본비율 비율은 자본건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최소 1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 자기자본비율은 국책은행과 민간은행 중 유일하게 10% 미만이다. 시중은행 평균치(14.85%)에도 못 미쳤다.
산업은행 자기자본비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BIS비율 하락이 발생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은행이 국책은행 출자와 추가 예산 편성, 금융안정기금 활용 방안으로 자본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26일 금융위원회 구조조정협의체 브리핑에서 "한국은행에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조를 요청했다"며 "건정성 및 자본확충 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은행 당기손실이 커지고 자본력이 약화되는 이유로는 부실 기업 대출 원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대우조선해양, 한진, STX조선해양 등 기업집단의 주채권은행이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대기업 계열은 5월말까지 담당 주채권은행의 재무구조평가를 받아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총 12조5000억원을 빌려줬다. 산업은행은 4조1000억원 여신규모를 가지고 있다. 합치면 여신 액수는 16조6000억원에 이른다.
경영정상화 약정에 따라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여신 분류가 '회수의문'으로 떨어지면 두 국책은행의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또 국책은행의 대기업 대출 비중도 높은 상황이다. 부실이 깊어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 주요 5개사에 대한 금융권의 장·단기 차입금은 19조4050억원이다.
이중 산업은행이 7조2847억원으로 전체 37.5%를 차지했다. 수출입은행은 4조7167억원(23.3%)으로 다음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