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살균제 원료 위험성 인지여부 집중 조사 예정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가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영국계 다국적기업인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로 이번 수사에 핵심 피의자로 꼽힌다.
선 신 전 대표는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해성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검찰에서 정확하게 밝히겠다”며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출시한 건) 저희가 아니고 SK의 가습기 메이트"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신 전 사장과 가습기살균제 개발에 관여한 전 옥시연구소 선임연구원 최모씨, 전 연구소장 김모씨에게 가습기살균제 인체 유해성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현우 전 대표는 옥시가 2001년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첨가한 제품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처음 제조할 당시 옥시의 최고 경영자로 일했다.
신 전 대표는 검찰이 진행 중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신 전 대표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의 위험성을 인지한 시점과 인체 위험성을 알게 된 뒤 회사 차원에서 내린 조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2001년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제기한 부작용 호소 글을 보고받고 내부적으로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김씨와 최씨를 상대로 제품 개발 당시 필요한 안전 검사 등을 시행했는지, 2003년 원료 제조 업체 SK케미칼로부터 흡입 독성이 명시된 PHMG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넘겨받고도 이를 무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시작으로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옥시 인사담당 임원을 시작으로 민원담당, 마케팅 담당 직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옥시가 2001년부터 판매한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이다. 검찰은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를 17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 사망자는 7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