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신심사 강화 여파에 풍선효과 우려도
올해 1~2월 두 달간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4조2000억원 가량 급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래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이 깐깐해지자 가계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주택금융공사 등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은 252조8561억원으로 248조6323억원 수준이던 지난해 말 보다 두달 새 무려 4조2238억원이 늘었다.
올 들어 두 달간 주택담보대출은 1조6117억원 늘어났고, 상가 및 토지담보대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6121억원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1~2월은 주택거래가 줄고 직장인들의 연말 상여금 등으로 상대적으로 대출이 줄어드는 비수기에 속하는 만큼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한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도 하락한 데다, 은행의 가계대출 심사가 깐깐해져 은행 대출심사에서 탈락한 저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려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작년보다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이 지난 2월부터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소득 심사를 강화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1조6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줄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달 2일부터 비수도권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2금융권으로 향하는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