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기업 여직원 비율 4.23% 불과…연봉도 3200만~1700만원 낮아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제23회 대구여성대회가 열렸다. / 사진=뉴스1

국내 철강 업체의 여성 고용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여성 고용에 대한 수치들은 개선되고 있는 반면 철강 업계는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포스코 전체 직원 수는 총 1만6946명이다. 그 중 여성 직원 수는 866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고용 직원 중 5.11%다. 2014년 이 수치는 4.7%, 2013년 4.3%로 집계됐다.


다른 철강 업체도 포스코와 비슷한 여성 고용률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제철 직원 1만1315명 중 여성은 306명에 불과했다. 이는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동국제강의 여성 고용 인원은 전체 2533명 중 96명(3.7%), 세아베스틸 여성 직원은 1507명 중 38명(2.5%), 동부제철 여성 인원은 704명 중 56명(7.9%)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여성 고용률이 5%를 넘긴 곳은 동부제철이 유일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포스코 여성고용 비율은 4.7%, 현대제철 3%, 동국제강 2.6%, 세아베스틸 2.2%, 동부제철 6.2%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포스코 4.3%, 현대제철 3.3%, 동국제강 3.7%, 세아베스틸 2.3%, 동부제철 6%로 나타났다.


남녀 임금 차이도 컸다. 포스코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은 남성 직원보다 1년에 평균 2300만원을 덜 가져간다. 현대제철은 3200만원 차이다. 동국제강은 2500만원, 세아베스틸은 3800만원, 동부제철은 1700만원 차이를 보였다.


연도별 남녀 임금 차이를 살펴보면 2014년에 포스코가 2400만원, 현대제철이 3500만원, 동국제강 2000만원, 세아베스틸 3800만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포스코 2100만원, 현대제철 3200만원, 동국제강 2300만원, 세아베스틸 3400만원, 동부제철 1600만원 차이를 보였다.


이런 철강 업체 여성 고용 현황과는 다르게 국내 경제 활동에 참가하는 여성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월 28일 발표한 2015 한국의 성 인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여성 고용률은 55.7%로 집계됐다. 여성 고용률은 1980년부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고용 인원 중 여성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500인 이상 사업장 200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근로자비율은 평균 37.41%로 집계됐다.


정부도 2006년부터 여성 고용 인원을 늘리는 적극적고용개선조치 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여성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2017년에 여성 고용률을 61.9%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 업계의 모습은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난주 여성고용센터 부연구위원은 “경찰, 군인 등 과거에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직업군에서도 여성 고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철강 업체 여성 고용 비율인 4.23%는 충격적인 수치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산업 여성 고용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 김난주 부연구원은 “국내에선 아직 여성에 대한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다”며 “철강 업체들도 여성 직원을 우선 뽑아 선입겹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철강 업체의 낮은 여성 고용률은 어쩔 수 없는 산업 구조 탓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업 인사 제도에 저명한 관계자는 “한국 여성들이 대학에서 전문 기술을 배운 역사는 짧다”며 “이공 계열 대학 진학 여성들이 많아짐에 따라 철강 업계 여성 고용 불균형 문제는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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