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사측이 대화 나설 때까지 시위 이어갈 것.”
종합 생활용품 업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내우외환에 빠졌다. 2011년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노조와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옥시 익산 생산 공장 노조는 4일부터 3주째 매주 월요일 옥시 한국법인이 있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익산 공장 노조원들은 판매직원 노조 가입 허용, 교대근무 관련 자료 공개, 구조조정 관련해 노·사 공동안 제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옥시 익산 공장 수주량이 매년 급감하고 있고 자동화 생산 설비가 많이 들어왔다”며 “고정비를 줄이려는 사측의 일방적인 해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옥시가 생산하는 물량은 2011년과 비교해 40%나 줄었다. 생산라인은 16개 중 6개만 가동되고 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고객들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는 등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노조 측은 또 회사가 생산직 노조를 제외한 어떤 노조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측이 판매직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막고 있다”며 “사측이 드러내놓고 직원들의 노사 가입을 막지는 못하지만 해고통보 등 부당한 방법으로 압박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3주째 익산에서 올라와 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측의 태도는 변화가 없다”며 “사측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 정상적인 대화를 하기 전까지 계속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문제와 더불어 옥시 임원진은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19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김 모 옥시 인사담당 상무를 소환·조사했다.
2011년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영·유아를 포함한 14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중 103명이 옥시 제품인 ‘옥시 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같은 해 11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옥시가 살균제에 유해물질이 포함됐다는 증거를 감췄다는 것에 대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옥시 경영진이 인체 유해성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증거 인멸이나 조작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