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풍부한 동남아시아·남미 공략 나서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국내외 에너지 업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국내 에너지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남미 등 해외 진출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원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해 7월을 마지막으로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석탄과 천연가스 국제 가격도 지난해 1월을 기준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석탄 가격은 2010년 대비 54.1% 수준이며 천연가스 역시 2011년 대비 절반 가량 가격이 내렸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자 관련 에너지 기업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에너지를 만들어 파는 에너지 업계 특성상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미국 최대 석탄 생산 업체인 피바디(Peabody)에너지가 올해 4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재생에너지업체인 선에디슨(SunEdison)역시 같은 달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원유 생산업체인 굿리치(Goodrich)페트롤리엄, 베노코 등도 심각한 경영난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이 전력을 사들이는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하락해 관련 기업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와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한 정산단가는 kWh당 84.05원으로 전년 90.53원 대비 7.2% 하락했다.
민간 발전사인 SK E&S 지난해 영업이익은 1415억원으로 전년보다 54.1% 감소했다. 자금력과 생산 규모가 적은 중소 민간 발전사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다만 포스코에너지, GS EPS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한전과 맺은 전력구매계약(PPA)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행 변동비반영시장(CBP)의 용량 요금은 PPA 용량 요금의 60~70% 수준인 탓이다.
재생에너지 상황도 좋지 않다. 태양광 업체인 OCI는 태양광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1465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전기 가격이 떨어지자 태양광 패널과 모듈 가격이 하락했고 폴리실리콘 가격 역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업체들은 해외 진출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OCI는 멕시코와 인도 등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OCI는 올해 2월 인도에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진행할 법인을 설립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OCI는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에도 13.6㎿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포스코에너지는 베트남 시장을 공략한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월 베트남 응에안성 지방정부와 뀐랍Ⅱ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포스코에너지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는 꽝닌성 몽즈엉에 이어 응에안성 뀐랍이 두 번째다.
GS EPS 역시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GS EPS는 특히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발전은 팜열매 껍질을 주 연료로 활용해 전기를 만드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GS EPS는 이미 2012년 말부터 중국 산둥성에서 30㎿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GS EPS가 바이오매스 발전소 운영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을 축적해 해외 발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시장이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공급 과잉으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국내 에너지 업체들이 에너지 수요 기반이 약한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