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기업 총수들, 막판까지 부산엑스포 유치 위한 '민간 외교관' 역할 나서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막바지 지원에 나섰다. 총수들은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엑스포 유치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엑스포 개최국 결정 전까지 남은 공식 일정은 오는 10월 열리는 프랑스 파리 심포지엄과 11월 28일 열릴 세계박람회기구(BIE)의 개최국 결정투표다. BIE에서 진행되는 최종 투표 전 5차 경쟁 PT를 진행하지만, 표심을 챙길 기회는 심포지엄 행사가 마지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심포지엄은 개최 후보국들이 공식적으로 회원국을 초청, 개최 도시의 특장점과 역량을 소개하는 행사다. 지난 4차 경쟁 PT에 개최 후보국 3곳의 정상이 모두 출동하면서 이번 심포지엄은 어느 때보다 규모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는 마지막 기회인 심포지엄 행사 전까지 비공식 일정을 통해 엑스포 유치 홍보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매진하고 있는 총수로 꼽힌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직을 맡은 최 회장은 심포지엄 개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당분간 SK그룹보다 부산엑스포 일정을 중점적으로 소화할 예정이다. 

SK그룹 3대 행사로 꼽히는 CEO 세미나도 파리에서 진행한다. 일정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다. 행사를 통해 내년 사업 전략을 마련함과 동시에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해외에서 CEO 세미나를 열기로 한 것은 지난 2009년 중국 이후 14년 만이다. 

앞서 최 회장은 그룹 대표 경영 행사인 ‘이천포럼’ 개막식까지 건너 뛰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시작으로 유럽·아시아 등 대륙을 오가며 올해에만 20여개국을 방문했다. 또 100여개국 주요 인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참석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공식 리셉션에서 함께 목발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참석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공식 리셉션에서 함께 목발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가 엑스포 유치를 위한 해외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유럽 현지에서 광고판 설치 등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한다. 10월부터 11월 말까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광고판을 배치해 BIE 회원국 대사와 파리 시민들이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태용 주미한국대사와 함께 각국 대사들에게 행사 유치에 관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선 특별 제작한 아트카를 통해 뉴욕에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부산엑스포의 차별점인 ‘친환경 기술 적용을 통한 탄소 중립 엑스포’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자사 전기차 20대를 활용해 UN 본부 인근에서 아트카를 운행 중이다. 이를 통해 각국에서 모인 주요 인사들은 물론 뉴욕을 찾은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산의 매력과 세계박람회 개최 의지를 알릴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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