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9900원에 점심부터 커피까지 해결···애슐리, 모임 장소로 각광

지난 2일 11시 50분경 애슐리퀸즈 종각역점이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이숙영 기자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 오전 11시 30분. 점심시간을 맞은 애슐리퀸즈 청량리점 앞이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붐빈다. 웨이팅을 등록하려 하니 적어도 30~40분은 기다려야 한다는 직원의 안내가 이어진다. 청량리점뿐만이 아니다. 최근 애슐리퀸즈 종각역점 등 다른 지점들도 평일 점심마다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뷔페 애슐리퀸즈(이하 애슐리) 인기가 높다. 이랜드이츠에서 운영하는 애슐리는 프랜차이즈 뷔페 시장의 회복과 함께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식 물가가 오른 것이 애슐리에 호재로 작용했다. 

뷔페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전염병인 코로나로 인해 음식을 덜어 먹는 프랜차이즈 뷔페는 한동안 정상 영업이 어려웠다. 코로나 기간 동안 CJ푸드빌 계절밥상, 신세계푸드 올반 등 손님이 줄어든 한식뷔페는 사라지기도 했다.

이처럼 침체됐던 뷔페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더니 올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애슐리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50% 성장했다. 또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한 해 분의 실적을 넘어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 1~5월 중순까지 빕스의 매장당 매출은 2019년 대비 50% 증가했다. 특히 기념일이 많던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빕스 매장당 매출은 코로나 전 대비 70% 늘었다.

4일 11시 30분경 애슐리퀸즈 청량리점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이숙영 기자

뷔페가 부활할 수 있었던 데는 외식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물가가 높아진 가운데 식사부터 커피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뷔페가 외식 장소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97(2020년=100)으로 2020년 12월부터 30개월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을 기준으로 냉면(1만1154원), 비빔밥(1만346원) 등 점심에 먹기 좋은 음식들도 1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식후 4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먹으면 그 비용은 2만원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상황에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뷔페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받는 곳은 애슐리다. 애슐리 평일 점심 이용 가격은 1만9900원으로 일반적인 뷔페 가격보다 저렴하다. 애슐리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을 수 있는 데다가 커피, 디저트까지 해결 가능하다.

이날 애슐리 입장을 대기하던 한 60대 고객은 "요즘 식당 밥값이 너무 비싸지 않냐. 뷔페가 낫다"며 애슐리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애슐리 청량리점 앞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 넘어서까지 계속해서 찾아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중장년층 모임, 직장인 회식 등을 애슐리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1만9900원에 디저트에 커피까지 마실 수 있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오픈한 애슐리 홍대 와이즈파크점도 지난주 1시간 이상 대기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종각역점과 같은 점포에는 해외에서 온 단체 관광객 손님 방문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이츠 실적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올해 애슐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이랜드이츠의 실적에도 기대감이 들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2019년 7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2019년 7월부터 12월 말까지 이랜드이츠의 매출은 2363억원, 영업이익은 6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시작과 함께 영업손실 638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2020년 매출은 2320억원으로 2019년 6개월간의 매출보다도 적었다. 2021년에도 적자는 계속됐다. 2021년 영업손실은 194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2008억원을 기록했다.

위기를 맞이한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체질 개선을 위해 공을 들였다. 애슐리클래식, 애슐리W, 애슐리퀸즈 등 여러 등급으로 나눠져있던 애슐리를 애슐리퀸즈 등급으로 통일했다. 또 2020년 이랜드이츠는 기존에 운영하던 초밥뷔페 수사의 영업을 종료하고, 이 메뉴를 애슐리로 흡수했다. 동시에 이랜드킴스클럽 등 이랜드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식자재 구매 비용을 줄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2022년 이랜드이츠는 매출 2535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실적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애슐리의 점포당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애슐리 상반기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을 넘어선 만큼 지난해보다 높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와 함께 신규 점포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애슐리 매장을 80개까지 매장을 늘리고, 내년까지 150개로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한식뷔페 프랜차이즈인 자연별곡 사업도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연별곡은 현재 전국에 3개 매장이 남아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자연별곡 매장 리뉴얼로 고객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서울 송파점이 리뉴얼했고, 리뉴얼 후인 지난해 12월 월매출 3억8000만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는 합리적인 가격에 200여가지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라면서 “자연별곡은 메뉴를 새로 선보이며 고객 반응을 보고 있다. 외식 트렌드가 돌고 도는 만큼 가능성을 열어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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