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 지난달 기존 보상금에 1억원 추가안 제시···희망퇴직 신청도 타 부서 확대
“잔류 희망 직원보다 타 부서 퇴직 신청자 많아”···이달 내 잔류자 재배치 후 인수인계 완료 목표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휴업명령 가능성 등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었던 한국MSD의 구조조정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달 중순 사측이 ‘희망퇴직패키지’(보상금) 인상과 희망퇴직 신청 확대를 발표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르면 이달 내로 희망퇴직과 잔류자 재배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D GM 사업부가 전날 공식 활동을 마감했다. 지난 5월 MSD 본사와 종근당이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XR’ 등 3개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속 조치로 한국MSD에서 자누비아 사업을 진행해왔던 GM 사업부가 해산된 것이다. 당초 GM 사업부 직원은 100여명으로 추산됐다.
MSD가 종근당과 계약 체결 후 GM 사업부에 제시했던 희망퇴직패키지는 ‘2n+10’+2000만원이었다. ‘2n+10’이란 예를 들어 10년을 근무했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2를 곱한 다음 10개월을 더해 총 30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하는 것이다. 참고로 희망퇴직패키지는 회사가 법정으로 지급하는 퇴직금과 별도 지급하는 금액이다. 이같은 조건은 통상 다국적 제약사가 지급하는 ‘2n+8’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사측이 8월 이후 ‘휴업 명령’ 가능성을 거론하자 MSD 노조와 GM 사업부 직원들은 반발하며 대응방안을 모색해왔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됨에 따라 MSD 사측은 지난달 중순 ▲기본 희망퇴직패키지 2n+10 ▲특별 희망퇴직패키지 최대 1억 2000만원 ▲조기 신청자 20명 추가 1000만원 지급 ▲GM 사업부 외 일부 부서 확대 등 새로운 희망퇴직 방안을 GM 사업부와 노조에 제시했다. 요약하면 기존 ‘2n+10’+2000만원에 1억원을 추가로 얹어 1억 2000만원의 특별 희망퇴직패키지를 지급하는 방안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GM 사업부 외에 일부 내근부서를 추가해 희망퇴직 신청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측이 제시한 방안에 비해 1억원이 추가된 것도 중요하지만 MSD에 남기를 희망하는 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다른 부서 직원들에게도 희망퇴직 신청 기회가 부여된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GM 사업부 직원 중 잔류를 희망한 직원 숫자보다 다른 부서의 희망퇴직 신청 직원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단순 산술적으로는 회사 잔류를 희망하는 GM 사업부 직원들 일자리가 보장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단 GM 사업부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한 MSD 직원들은 전날까지 퇴직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타 부서 직원들 퇴직 절차가 남아 있고 회사 잔류를 신청한 GM 사업부 직원들의 부서 재배치가 이달 내 진행될 전망이다. 최종적으로 업무 인수인계까지 가능하면 이달 내 완료한다는 것이 MSD 계획으로 알려졌다.
결국 당초 최악의 경우 파업까지 우려되며 노조와 갈등이 예상됐던 MSD의 구조조정은 현재로선 잔류 희망 직원들 부서 재배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종료될 전망이다. 단, 향후 다국적 제약사들이 일부 사업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할 경우 담당 직원들을 MSD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이번 사태의 여파가 다국적 제약업계 고민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MSD 사태 여파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수익 위주의 안전경영에 치중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국적사 직원들도 1인당 생산성 제고를 위해 업무강도가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MSD에 노조가 없었다면 사측이 일방적으로 직원 구조조정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직원 권익을 보호하는 데 이번에 노조가 일정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