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시총 16조→12조원대로 하락···‘대장주’ 제일제당 주가 10만원↓
GS그룹도 10조→9조원대로 줄어···핵심 계열사 GS칼텍스·GS건설 부진 영향
포스코·LS, 안정적 신사업 추진에 시총 크게 증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대기업집단은 CJ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간 4조원이 넘는 금액이 증발됐다. 각 기업집단에서 핵심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의 업황에 따라 주가가 엇갈리면서 시총 역시 변화한 것이다. 기업별 희비가 확연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정자산 총액 기준 상위 15개 대기업집단의 연초 대비 최근(이달 23일 기준)까지의 시가총액 추이를 보면 CJ그룹의 감소율이 25.7%로 가장 컸다.
올해초 16조4800억원이던 CJ그룹의 시총은 12조2400억원으로 약 4조2400억원이 줄었다. 그룹 대장주인 CJ제일제당의 주가가 10만원가량 하락한 영향이 컸다. 연초 제일제당의 주가는 37만6500원이었는데, 최근에는 27만3500원으로 떨어졌다. 경기침체 여파로 가공식품 수요가 줄어들었고, 원가부담도 지속되면서 주가가 내려간 것이다.
아울러 CJ CGV가 지난 20일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에 나서기로 하면서 지주사인 CJ㈜의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CJ CGV의 시가총액은 5100억원인데, 이를 넘어서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CJ㈜는 이 유상증자에 6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성장에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이번 유상증자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평가한다. 영화관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추가 투자는 그룹 전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는 OTT 확산에 따른 극장 수요 위축과 올해 1분기 기준 912%라는 부채비율과 2조4000억원이라는 순차입금 등 재무구조가 열악한 상황”이라며 “극장업 시장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어 주가 및 실적 회복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GS그룹도 올해초 10조8100억원이던 시가총액이 최근에는 9조4900억원까지 줄었다.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GS건설이 경기침체에 뚜렷한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CJ와 마찬가지로 유통 계열사인 GS리테일이 소비둔화에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의 합산 시총은 연초 6조3800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5조2900억원으로 줄었다. 유통기업들이 소비경기 불황에 맥을 못추는 것이다.
반면 포스코와 LS 등 신사업 추진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 기업집단은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해 CJ·GS 등과 대조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시총은 연초 41조9300억원에서 최근 72조7000억원으로 73.4%나 증가했다.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시총·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LS 역시 이차전지소재와 함께 LS전선을 중심으로 한 해상풍력 케이블 사업이 호조를 맞이해 시총이 29.5% 늘었다. LS전선은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제조·시공 능력을 갖춘 기업이다. 친환경 에너지 바람을 타고 글로벌 수주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LS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개인 및 기관 투자자 등은 각 기업집단을 둘러싼 시장상황과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진행속도를 지켜보며 매수·매도 결정을 한다”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에 배경이 될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주가하락과 시가총액 감소라는 악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