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환율 안정···빠른 시간 내 분기 흑자”
“잔상은 경험 영역···데이터 없으면 대응 못해”

LG전자 2023년형 OLED TV 신제품(왼쪽)과 지난해 제품(오른쪽). /사진=이호길 기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고질적 결함으로 지적되는 ‘번인(burn in·화면 잔상)’ 현상과 관련해 올해 OLED 제품 출시 10년차를 맞아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개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잔상 최소화를 위해 고객 경험 데이터가 중요하단 점에서 OLED 후발주자인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으며 향후 액정표시장치(LCD) TV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8일 서울 서초R&D캠퍼스에서 ‘2023년형 LG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신형 OLED 제품을 소개했다. 신제품은 오는 13일부터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2023년형 OLED TV 국내 출고가는 모델별로 65인치 제품이 319만~539만원, 77인치가 570만~900만원에 책정됐다.

LG전자는 올해 TV 사업에 대해 소비 위축으로 시장 침체가 예상되지만, 전년 대비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여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물류비 부담 완화와 환율 안정으로 빠른 시점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LG전자 2023년형 OLED TV 게이밍 제품. /사진=이호길 기자

◇“올해 TV 사업, 전년 대비 성장 목표”

2023년형 OLED TV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G와 C시리즈, 연결선을 없앤 M시리즈, 롤러블과 8K 기술을 구현한 R과 Z시리즈 등 총 7개 시리즈 29개 모델로 구성됐다. 밝기 향상 기술을 적용한 ‘올레드 에보’ 중 65인치 TV는 일반 제품 대비 휘도가 70% 개선됐고, 기존 동급 제품보다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이 줄었다. 올레드 에보에는 OLED 전용 인공지능(AI) 화질·음질 엔진인 ‘알파9 프로세서’ 6세대가 탑재됐다.

LG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TV 매출 비중을 전년보다 소폭 늘릴 예정이다. 시장 부진에도 OLED와 초대형 TV,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 제품군 수요는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회사는 55·65·77·83인치 올레드 에보를 먼저 선보이고 최대 크기인 97인치와 무선 전송 솔루션 적용으로 전원을 제외한 선을 없앤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지난해 매출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인데, 올해는 이 정도를 유지하거나 상회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으로 전체 TV 시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사업 목표는 전년 대비 소폭 성장이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성 전망에 대해 “손익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시점이 빨리 올 것 같다. 그동안 물류비 부담이 많았는데 상당히 낮아졌고, 환율도 지난해 안 좋았지만 이제 좋아졌다”며 “분기 흑자는 빠른 시간 내에 달성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올해로 OLED TV를 만든 지 10년 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400만대, 누적 기준 1500만대의 OLED TV를 고객들이 선택했다”며 “글로벌 TV 생태계 변곡점에 OLED가 있다. LG전자의 OLED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인데, 생태계를 확장하고 완성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가 8일 서울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2023년형 LG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호길 기자

◇“경쟁사 OLED TV 출시 환영···OLED 사업 발전에 문제 없어”

LG전자는 삼성전자의 OLED TV 국내 출시에 대해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환영한단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퀀텀닷(QD)-OLED TV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9일 국내 시장에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국내 OLED 신제품을 내놓는 건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백 상무는 “OLED 시장에 경쟁사가 들어오는 걸 환영한다. 프리미엄 시장은 결국 OLED라는 걸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다”며 “시스템온칩(SoC)이나 신소재, 저전력 기술 등을 높이면 OLED 사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OLED 잔상 현상에 대해서도 “10년 경험한 결과 잔상은 학문이 아니라 경험의 영역이란 점에서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 고객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면 잔상 대응을 할 수 없다”며 “경험과 시간 싸움이고 기술이 없으면 극복이 안 되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LG전자는 10년 동안 극복해왔다. 경험이 쌓일수록 LCD 수준 혹은 이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 전무는 “이 자리에서 경쟁사에 대해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다 않다”면서도 “(잔상 해결을 위해) 기술적으로 들여다보면 개구율(화소에서 빛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의 비율), 패널 효율이 좋아야 한다. LG전자는 낮은 소비 전력으로 효율을 높여왔다”며 “세트 측면에서 보면 알파9 프로세서가 6세대까지 진화하면서 잔상에 대한 기술이 10가지 이상이다. LG전자 OLED가 우수하다면 10년 동안 노하우와 기술력이 축적된 결과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LG저자 HE사업본부 임원들이 8일 서울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2023년형 LG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 김선형 HE마케팅담당 상무. /사진=이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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