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 공모, 해 넘겨 추진 전망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 이사회가 그룹 내부를 대상으로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 지원을 받아 곧 면접 심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가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단 뜻을 밝히고, 이를 이사회가 수용한 데 따른 절차다. 다만 사외 공모 절차는 여전히 ‘깜깜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해를 넘겨 다음달 중순에나 외부 공모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곧바로 차기 KT CEO 후보자 면접 심사를 시작한다. “사내 대표이사후보자군은 KT 본사 또는 계열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본사 직급 기준 부사장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정관에 의거, KT 그룹 내부 인사 중 차기 CEO 도전 의사를 밝힌 자들이 면접 대상이다. KT 그룹 내 임원 15명가량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지원자는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그룹 내 CEO 후보 대상자들로부터 지난 19일까지 심사 서류 제출을 받았다.

경선 레이스는 구 대표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음에도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사내 인사들을 중심으로 CEO 후보 공모 절차를 시작한 것과 달리 사외 공모 절차는 아직이다. 특히 이사회는 사외뿐 아니라 사내 공모에 대해서도 별다른 계획을 공지하지 않았다. ‘깜깜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력 주자로 꼽힌 여권 인사 A씨가 차기 KT CEO 자리를 고사하면서 현 정부의 고심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 관계자는 “외부 공모를 안 받고 있다. 아직 대통령실에서 인물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달이나 돼야 외부 공모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전·현직 KT 출신으로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가 후보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KT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구 대표의 연임 여부 결정 시기를 당길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2일 KT텔레캅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했다. KT텔레캅은 KT의 물리보안 계열사로, 공정위는 KT텔레캅이 시설관리 업체 KDFS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FS의 대표는 황욱정 전 KT 자산경영실장이다. 그간 KT텔레캅은 미화·경비보안 등 시설관리 사업 물량을 연 단위 수의계약으로 전직 KT 출신들이 대표로 있는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업체에 분배해왔다. 하지만 KDFS가 거래액이 2016년 45억원 규모에서 올해 494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일부 업체에서 물량 배정 관련 KT 본사 차원의 개입이 있는 것 아니냔 의문을 제기한 것이 공정위 조사 착수 배경이다.

한편 차기 KT CEO 공모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KT 그룹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일정도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통상 KT는 12월 초·중순경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다. 지난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11월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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