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및 영구채 발행으로 자금 수혈···자본잠식 해소 및 재운항 동력 마련
일본 노선 중심 여객 회복 가속화···국토부 “내년 초 코로나19 이전 대비 60% 수준 회복 전망”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LCC들이 부채 상환과 함께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재운항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달 31일 유상증자 확정 발행가액을 주당 798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조달금은 2173억2766만원이다.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도 제주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1097억7500만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32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나,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목표 대비 조달금이 32%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B737-8’ 4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B737-8은 국내 LCC 주력 모델인 ‘B737-800’ 후속 모델로 연료 효율 및 내부 편의성, 공간성 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단일 기종 정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중·단거리노선 중심으로 기재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진에어도 지난달 31일 자본확충을 위해 62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진에어는 2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은 아니나, 3분기 적자와 부채 상환에 따른 자본 축소를 대비해 사전에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1339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1210억원 자금을 마련하며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LCC는 자금 확보를 통해 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운항 재개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일본 노선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항공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LCC 여객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운항 정상화를 위해선 발빠른 자금 수혈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경우 현금 흐름이 빠른 산업인 만큼, 코로나19 완화에 따라 운항이 늘어나면 재무구조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항공 정보시스템 ‘에어포탈’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항공사 여객수는 834만명으로 전월대비(680만명) 22.6% 증가했다. 특히 국제선 여객은 162만명으로 전월대비 33.9% 늘어나며 증가폭이 더 컸다.

올 연말부턴 국제선 여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올해 11월부터 국제선 운항횟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6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는 올해 동계 스케줄(10월30일~2023년 3월 25일) 동안 162개 노선(29개 운항재개), 주 2711회(주785회 증가) 규모의 국제선 운항을 인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전 대비 58% 수준이며, 추후 여객 수요 상황을 고려해 추가 증편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동남아·미주·유럽 노선은 코로나19 대비 약 70%, 대양주·중동노선은 90% 이상 회복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올해 동계 스케줄에는 코로나19 이후 3년여만에 여러 노선이 다시 문을 연다. 인천∼호주 브리즈번(주3회)·팔라우(주4회)·마카오(주29회)·이스라엘 텔아비브(주3회) 노선이 운항을 재개한다. 또한, 인천∼오키나와(주25회)·다카마쓰(주7회) 등 일본 지방노선 운항이 재개되며, 김포∼하네다 노선은 주28회에서 주56회로 운항횟수가 대폭 증가할 예정이다.

중국 노선의 경우 최근 주 30회에서 68회로 운항규모를 확대하기로 양국이 합의하며, 코로나19 이전 대비 46% 상당 여객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아울러 LCC들도 노선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김포~오사카 노선과 인천~삿포로 노선을 주 14회 일정으로 재운항한다. 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노선을 증편하며 일본노선을 주 133회(하루 19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8일부터 부산~세부 노선을, 11일부터는 부산~치앙마이 노선을 재운항할 방침이다.

진에어는 오는 12월에 인천~나트랑 신규 취항을 시작으로 치앙마이, 비엔티안, 오키나와, 삿포로 등 총 6개의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도 일본 노선 확대는 물론 연말 시드니 노선 취항 및 내년 1월부터 청주~다낭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주 4회 정기편 운항을 시작한다.

에어부산은 동계 스케줄에 맞춰 부산~나리타, 삿포로 노선 재운항 및 일본 노선 운항 횟수를 대폭 확대한다. 또 부산~다낭·방콕 노선과 인천~방콕 노선은 매일 왕복 1회까지 증편하며, 부산~세부 노선은 주 4회로 증편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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