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및 코로나19로 중국 진출길 막혀···전기차·코로나19 완화로 분위기 반전 나서
현대차, 고품질·고가 전기차 통해 현지 기업과 차별화 노려···미국·유럽서 경쟁력 입증
대한항공·아시아나, 중국 매출 비중 15%대에서 2% 아래로 하락···노선 재개로 회복 속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진출길이 막혔으나 최근 다시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중국 판매량이 증가했다. 3분기 현대차 중국 판매(도매 기준) 8만4000대로 전년대비 27.5% 늘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중국 법인 ‘북경현대’ 실적도 적자폭이 크게 감소했다. 3분기 북경현대 포괄 영업손실은 18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7550억 손실)보다 5700억원 가량 손실이 줄었다. 지난해 북경현대 연간 손실은 1조12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기아 중국 법인 ‘기아기차유한공사’의 경우 올 3분기 174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4326억원 손실)대비 적자 폭이 감소했다.
특히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전기차 수출이 막히게 되면서 중국 시장 중요성이 더 커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자동차 산업 수요는 588만대로 글로벌(1953만대)의 30%를 차지했다. 사드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중국에서 110만대가량을 판매하며, 전체 판매(491만대)의 22%를 달성했으나, 현재는 8%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전기차 및 고급화 전략을 통해 반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장을 포기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71만대로 작년대비 158% 성장하며 전세계 전 지역 중 가장 많은 판매고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다만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 시대에선 중국 현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가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EV6 등 주력 전기차 모델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아이오닉5, EV6의 경우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 유럽 등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만큼 중국 고가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고급 시장을 정조준한다. 지난해 제네시스는 중국 상하이에서 브랜드 출범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제네시스는 G80, GV80 등 대표 모델을 중국 시장에 선보이며 현지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중국 상하이 모터쇼와 광저우 모터쇼에서 각각 G80과 GV70 전동화 모델을 세계 최초 공개하며 중국 시장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1종의 전동화 모델을 중국에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 中 매출 비중 한 자릿수로 떨어져···제 궤도 절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하늘길을 새로 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역시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매출 비중이 상당했다.
2019년 4분기 기준 대한항공 여객 사업 중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2%를 기록했다. 국내 여행객이 가장 많은 일본(9%)보다도 비중이 높았던 셈이다. 중국보다 매출 비중이 높은 미주(29%), 구주(19%), 동남아(21%)의 경우 운항거리가 월등히 멀거나 여러 국가가 함께 포함된 수치인 만큼 단일 국가로 중국이 가진 무게감이 상당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 매출 비중이 17%로 동남아(24%), 미주(19%)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중국 노선에 가장 힘을 줬던 항공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여객이 급감해 매출 비중도 상당히 줄었다. 올 2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중국 매출 비중은 2%이며, 아시아나는 0.9%까지 추락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노선 여객은 14만1491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879만962명)대비 98% 감소했다.
여전히 중국 정부는 해외 관광객의 입출국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봉쇄 수위가 완화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입국시 격리 소요 기간을 21일에서 7일로 완화했으며, 중국 공산당 제 20차 전국대표대회의가 종료된 이후 추가 완화정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조만간 주중 60편 이상의 노선이 추가로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노선 재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부터 인천~텐진·선양 노선을 주 1회에서 2회로 증편한다. 또한 인천~다롄 노선도 주 1회 일정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는 항저우 노선을 내달 2일부터 주1회, 선전 노선은 내달 29일부터 주 1회 운항을 재개한다. 기존 주 1회 운항했던 창춘 노선은 주 2회로 늘린다. 이에 아시아나는 기존 4개 도시 취항에서 6개 도시로 취항 지역이 확대됐다.
앞서 코로나19 이전 대한항공은 중국 25개 도시에, 아시아나는 28개 도시에 취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