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GB 모델 59만원···넓은 베젤·야간 사진 촬영 부재 아쉬움

’아이폰SE 3세대‘(왼쪽)와  ’아이폰SE 2세대‘(오른쪽)
’아이폰SE 3세대‘(왼쪽)와 ’아이폰SE 2세대‘(오른쪽). /사진=이호길 기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애플이 지난달 25일 ‘아이폰SE 3세대’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아이폰SE 2세대’가 지난 2020년에 나온 뒤 2년 만에 출시한 보급형 모델이다.

아이폰SE 3세대의 디자인은 전작과 차별점이 없었다. 옛 아이폰 향수를 자극하는 홈 버튼과 4.7인치 디스플레이, 후면 싱글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무게는 144g으로 전작(148g)보다 조금 더 가벼워졌다.

작은 사이즈에 베젤(화면 테두리)도 넓어 동영상 감상에 적합한 제품은 아니다. 제품 크기가 작아 한 손에 착 달라붙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이폰13 미니’(5.4인치)보다 작은 화면에 상하에 넓은 베젤이 있어 유튜브를 이용해 영상을 볼 때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베젤은 웹 서핑시에도 거슬렸다. 작은 화면에 나오는 텍스트가 넓은 베젤로 줄어들면서 정보량이 적게 표시됐다.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강조한 4인치대 ‘한뼘폰 디자인’을 이어가기 위해 사이즈는 작게 만들더라도 베젤 크기를 줄였다면 몰입감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탑재된 점도 아쉬웠다. 326PPI(픽셀당 인치수)로 HD 해상도를 지원한다. 아이폰SE 3세대의 대항마인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A33 5G’와 ‘갤럭시A53 5G’에는 OLED 패널이 탑재됐다.

’아이폰SE 3세대‘로 즐긴 마블 퓨처 레볼루션 게임. /사진=이호길 기자
’아이폰SE 3세대‘로 즐긴 마블 퓨처 레볼루션 게임. /사진=이호길 기자

외관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성능은 크게 개선됐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A15 바이오닉 칩이 적용됐다. 이 칩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에도 탑재된 최신형 AP로 A13 바이오닉 칩이 탑재된 전작보다 전반적인 속도가 빨라졌고, 5세대 이동통신(5G)도 지원한다.

고사양 모바일 게임인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플레이해본 결과, 빠른 속도로 원활하게 구동됐다. 30여분간 게임을 즐겼지만, 발열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폰SE 3세대 64기가바이트(GB) 모델 가격은 59만원으로 동일한 칩셋이 탑재된 아이폰13 미니 출고가(95만원)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2018mAh로 전작(1821mAh)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최소 3000mAh가 넘는 다른 스마트폰보다 용량은 작다. 충전 없이 웹 서핑과 영상 시청 등 기본적인 기능을 12시간 이상 활용할 수 있었다.

신제품의 영상 최대 재생 시간은 15시간으로 전작보다 2시간 늘어났다. A15 바이오닉 칩 탑재로 소모 전력 대비 효율성이 높아진 효과로 보인다.

서울 강남역에서 촬영한 ’아이폰SE 3세대‘(위)와 ’아이폰SE 2세대‘(아래) 사진. 미세하지만 3세대가 2세대보다 조금 더 선명해 보인다. /사진=이호길 기자
서울 강남역에서 촬영한 ’아이폰SE 3세대‘(위)와 ’아이폰SE 2세대‘(아래) 사진. 미세하지만 3세대가 2세대보다 조금 더 선명해 보인다. /사진=이호길 기자

후면 1200만 화소·전면 700만 화소 등 카메라 성능도 전작과 동일하지만, A15 바이오닉 칩의 뉴럴 엔진 분석을 통한 사진 보정 기능이 개선됐다. 전작과 비교해보니, 아이폰SE 3세대로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다만 별도의 야간모드가 없다는 점은 사진 촬영이 취미인 소비자에게 아쉽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아이폰SE 3세대는 장단점이 뚜렷한 모델이다. 가볍고 작은 스마트폰을 선호하고, 50만원대 가격으로 플래그십에 준하는 성능을 즐기고 싶다면 이 제품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용량 배터리와 다양한 카메라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다른 제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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