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르노삼성 올해 신임 대표 체제로···쌍용차, 에디슨모터스 합병 후 새 대표 선임
전기차 시대 맞아 라인업 확대 절실···한국GM·르노삼성의 경우 국내 생산 물량 확보도
올해 강성 노조 득세로 노사 갈등 격화 예상···한국 생산 경쟁력 입증 위해 파업 막아야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3사가 올해 신임 대표 체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전환 및 노사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3사가 새 대표이사 체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대표들은 내수 점유율 회복은 물론 향후 전기차 전환 및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달부터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이사가 새로 부임했으며, 한국GM 카허 카젬 사장은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6월부로 중국 상하이 GM 우링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카젬 사장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쌍용차의 경우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며 에디슨모터스와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3사가 신임 대표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곧바로 전기차 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신형 전기차를 쏟아내면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3사는 생존을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 판매 회복은 물론 향후 신형 전기차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GM은 볼트EV와 볼트EUV를,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 르노삼성은 조에·트위지 등을 출시했으나 아직 전기차 라인업이 빈약하다.

특히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내수 및 해외 시장에 판매해야 한다.

한국GM은 전기차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기로 했으나 모두 수입 차량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물량은 확답받지 못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의 차세대 친환경차를 부산에서 생산하기로 했으나, 아직은 하이브리드 모델 뿐이다. 추후 전기차 생산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삼성 신임 대표. / 사진=르노삼성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삼성 신임 대표. / 사진=르노삼성

이에 양사 신임 대표들은 그룹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향후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드블레즈 신임 대표는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신차 개발 경력을 갖고 있으며 프랑스, 브라질,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신차의 성공적인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전기차를 중심으로 쌍용차를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나, 당장 기술력이나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올해 1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했으나, 현재 자금력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현대차는 전날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 17종을 출시하며, 이를 위해 약 19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면 에디슨모터스가 계획한 쌍용차 운영자금은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신임 대표의 경우 노사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올해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한국GM도 강성 노조가 들어서면서 노사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임금협상 상견례가 5~6월에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 신임 대표는 부임 직후 바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 한국GM 새 노조 지부장의 경우 공약으로 상여금 및 기본급 인상, 월급제 실시, 정년 연장 등을 약속했다.

다만 한국GM이 수년간 적자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어, 사측에선 임금 인상을 수용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사 갈등으로 인해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GM이 전기차 생산기지에서 한국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고용 유연성과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추가 투자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벌일 당시에도 “노조 파업이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를 어렵게 한다”며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 노조 역시 강성 집행부가 이끌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2011년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를 설립했으며, 지난 2020년 회사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파업을 벌였으며 올해도 파업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해 민노총 가입 무산으로 지지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강경 노선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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