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11월 누적 18만대 판매 넘기며 연초 목표했던 20만대 근접할 듯
반도체 부족 사태로 전체 판매량 예상보다 줄어든 가운데 제네시스 우선 생산하며 수익 개선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생산차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챙기기에 나섰다. 생산 문제로 전체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수익의 제네시스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 416만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이 중 제네시스 목표는 20만대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3분기 경영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올해 판매 목표를 400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11월 현대차 누적 판매량이 355만2180대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400만대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남은 한 달 동안 45만대 판매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1월 31만2602대를 판매했다. 올 들어 월 판매 40만대를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반면 제네시스의 경우 1~11월 내수 시장에서 12만3884대를 판매했으며 수출(10월 누적)은 5만2933대다. 제네시스가 지난달 북미에서만 5002대를 판매한 점을 감안하면 1~11월 판매량은 18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될 경우 최소 19만대에서 20만대 판매까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부품 수급난 상황 속에 현대차와 달리 제네시스가 목표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현대차 내부적으로 제네시스를 우선 생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 차량 1대를 팔면 경차 수십대를 파는 것과 맞먹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반도체 문제로 차량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생산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수익을 담보하는 제네시스를 먼저 밀어주는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 차종별 납기 일정을 살펴보더라도, 제네시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 배정 요청에도 출고 대기 기간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G80의 경우 이달 생산 요청 받은 물량이 1만282대임에도 불구하고 출고까지 8~9주 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GV80은 2만여대 생산 요청에 약 4~6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경우 1만3758대 생산 요청에 출고 대기 기간은 8~9개월이 소요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7930대 요청에 출고 기간은 4개월 이상이다. 통상 제네시스 차량들이 현대차 주력 모델보다 기본 생산량 자체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현대차가 제네시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제네시스의 경우 현대차 대중 모델보다 고급 편의사양이 많이 탑재되는데, 이에 따라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고급 사양일수록 필요한 반도체 숫자나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시스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경우 고급 사양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회사 입장에선 신경을 더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고급 옵션의 경우 현대차 고객들과 제네시스 고객들이 선택하는 빈도가 다르다”며 “첨단 반자율주행기능이나 프리미엄 오디오시스템 같은 경우 제네시스 고객들이 더 많이 선호하는데, 이들 사양은 반도체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공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등 고수익 제품 위주로 체질을 개선하며 수익 개선에 힘쓰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 7조원대 재진입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조149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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