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아우디 판매, 벤츠·BMW·테슬라 이어 수입차 4위
BMW 할인판매 강화에 점유율 뺏겨···환경부 인증 강화로 인한 출고지연 영향도

/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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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상반기 테슬라에 밀려 수입차 판매 4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독일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9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우디 판매는 1만802대로 테슬라(1만1629대)에 약 1000대 뒤처졌다. 아우디는 전년대비 7% 성장한 반면, 테슬라는 64% 성장하며 역전당한 것이다.

이 기간 벤츠코리아는 4만2248대로 전년대비 15.8% 늘었고, BMW코리아는 3만6263대로 전년대비 42.5% 증가했다.

아우디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는 수입차 브랜드의 과도한 할인 정책 및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강화된 환경부 인증이 꼽힌다.

아우디는 그동안 수입차 업계 내에서 할인폭이 큰 브랜드로 유명했다. 차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약 10~20% 이상의 할인을 실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강점으로 판매를 늘렸다.

하지만 최근 BMW가 대규모 화재사태 이후 판매 회복을 위해 할인폭을 크게 늘리면서 BMW에게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차량 정보업체 겟차에 따르면 BMW 주력 모델인 5시리즈의 경우 현재 10.9~16%의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할인금액만 1000만원이 넘는 셈이다. 실제 영업점에선 이보다 더 높은 할인률이 적용되기도 한다. 이에 5시리즈는 상반기 전년대비 17% 늘어난 1만991대를 판매하며 E클래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독일 수입차 딜러는 “같은 독일 3사로 묶여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벤츠, BMW, 아우디 순으로 브랜드 순위가 정해진 상태다”라며 “벤츠의 경우 할인폭이 적어 두 브랜드와 가격 차이가 있는 반면, 최근 BMW가 할인폭을 크게 늘리면서 아우디와 격차가 줄어들자 BMW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인증 문제로 인한 출고 적체도 부진의 이유다. 아우디는 지난 4~5월 대부분의 차량 출고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아우디는 지난 4월 132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35% 줄었고 5월에는 229대로 89% 급감했다.

출고 정지 당시 사측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단순 본사의 요청에 따른 차량 점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환경부가 아우디 차량 재인증 과정에서 추가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출고 정지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독일 본사에서 제출한 서류가 미비했기 때문”이라고 출고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아우디는 지난 2016년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2018년부터 판매를 재개했으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추가 적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 결과 환경부가 검사 인증과정을 강화하면서 신차 인증이 지연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초 전기차 e-트론 주행거리 오류 문제까지 겹치자 환경부의 눈초리가 더 매서워졌다. 아우디는 e트론 출시 당시 환경부에 저온 주행거리가 306km라고 제출했으나 나중에 실수라며 244km로 수정해 다시 제출했다. 그러나 환경부 실측 결과 이보다 낮은 236km으로 나타났다. 해당 오류는 아우디가 주행거리를 측정할 때 국내 규정이 아닌 미국 규정을 적용해 제출한 것이 문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아우디 차량 인증에 대해서는 다른 브랜드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한번에 통과되는 일도 거의 없고, 추가 서류를 계속 요구하면서 까다롭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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