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단, EQA 250 1회 충전시 주행거리 306km 인증
EQA, 사전계약 흥행했으나 경쟁 모델 대비 짧은 주행거리로 고객 이탈 우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벤츠 EQA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306km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한국에너지공단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벤츠 EQA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306km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한국에너지공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전기차 ‘EQA’가 예상보다 낮은 주행거리로 인해 흥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출시되는 신형 전기차 주행거리가 400km를 훌쩍 넘는데 비해 EQA는 300km를 간신히 넘었다.

30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EQA 250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306km를 기록했다. EQA는 앞서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1회 충전시 주행거리 426km를 인증 받았으나, 국내에선 주행거리가 대폭 줄었다.

일반적으로 WLTP보다 국내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가 더 짧다. 인증 방식이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시가지모드와 고속도로 모드를 따로 측정한 후 외기 온도나 배터리 상태를 감안해 측정 거리의 70%만 반영한다. 또한 시내 주행, 고속도로 주행, 고속 주행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 저온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보정식을 대입한 후 최종 거리를 인증한다.

업계에선 WLTP 기준 EQA 주행거리가 EQC보다 길어 국내 기준으로 300km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QC의 경우 WLTP 기준 주행거리가 417km였으며 국내에선 308.7km를 받았다.

EQA 주행거리가 경쟁모델보다 턱없이 짧게 나오면서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롱레인지 기준 최대 429km 주행이 가능하며, 기아 EV6 롱레인지의 경우 475km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모델 Y는 511km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에 민감한 고객들이 많아 EQA의 짧은 주행거리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EV트렌드 사무국이 진행한 ‘전기차 선호도 조사’에서 전기차 구입시 고려사항에 대한 질문에 ‘최대 주행거리’라고 답한 응답자가 29%로 가장 많았다.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해 상당수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QA는 사전계약 1000대를 넘기며 초반 인기 몰이에 성공했지만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문제로 여러 차에 동시에 계약을 걸어놓는 고객들이 많아, 주행거리에 실망한 고객들이 다른 차량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전계약자 중 올해 차량을 인도받지 못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 고객 이탈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 국내외 전기차 신모델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라 경쟁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기아 EV6를 비롯해 제네시스 G80 전기차·JW(프로젝트명), 한국GM 볼트EV·EUV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벤츠 경쟁사인 BMW가 전기차 iX와 iX3 공개할 예정이며, 아우디 e트론 GT, 볼보 XC40 리차지 등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그동안 내연기관 시장에서 디젤차를 중심으로 수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전기차 시대에는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EQA보다 먼저 출시한 EQC의 경우 작년 608대, 올해 1~5월 309대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다만 보조금을 받을 경우 벤츠 전기차를 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강점이다. EQA 가격은 5990만원으로 정부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모두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4000만원 중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여전히 삼각별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짧은 주행거리를 감안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벤츠 차량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도 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QA. / 사진=벤츠코리아
EQA. / 사진=벤츠코리아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