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카드론 이용액 4조1544억원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
카드론 회수율 11.8%에 그쳐
“회수율 하락, 연체율 증가 이어질 가능성”

카드론 이용액 증가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카드론 이용액 증가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며 카드업계 새로운 수익 돌파구로 떠오르며 증가세다. 다만 자금난을 겪는 서민들의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리면서 부실 우려도 함께 커졌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 9월 카드론 이용액은 4조1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24억원 대비 34.3%(1조620억원) 급증했다.

카드론 이용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 수요가 치솟았던 지난 3월 4조3242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4월과 5월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며 두달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월간 카드론 이용액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집행된 5월에 1.7% 감소했던 것을 빼고는 모든 달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대비 카드론 증가세가 확연하다.

카드론 이용액 증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자금난을 겪는 서민들의 대출 수요가 카드론에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카드론을 이용하는 차주 대부분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라는 점이다. 카드론은 빠르고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어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의 주요 대출 창구로 활용된다. 금리는 연 14% 안팎으로 은행 대출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만큼 은행권 대출보다 연체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인 146만27명이 3개 이상 기관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다중채무자 비율도 63.7%에 달한다.

취약차주와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카드론 이용액이 증가하면서 카드론 회수율(연체원금 대비 회수비율)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상반기 기준 카드론 회수율은 11.8%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26%보다도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카드론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6월 말 기준 1.4%로 전년 말(1.4%)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카드론 회수율 하락은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을 찾는 고객은 중·저신용자가 대부분이며 생활자금 목적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대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보니 카드론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론 회수율이 낮아지면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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