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나이츠2’, ‘미르4’ 등 경쟁사 대작 게임 출시도 악재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올해 넥슨의 사상 첫 3조 클럽 달성에 먹구름이 깔렸다. 지난 8월 출시 예정이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가 2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늦춰졌으며, 새로운 캐시카우로 급부상했던 ‘바람의나라 연’마저 매출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넥슨은 지난 8월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던 모바일게임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하루 앞두고 돌연 잠정 연기했다. 당시 넥슨은 “던파 모바일 중국 서비스에 앞서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부득이하게 서비스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두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시 일정은 ‘미정’인 상태다. 던파 모바일은 인기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원작인 던파의 경우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 중국의 국민 게임 타이틀을 받기도 했다.
원작이 워낙 크게 성공한 만큼, 이번 던파 모바일에 대한 중국 이용자들의 관심도 높다. 실제로 이번 사전 예약 모집에 중국 유저 약 6000만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넥슨 역시 던파 모바일 출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넥슨은 던파 모바일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3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최대 63% 증가한 854억엔(약 9568억원), 영업이익은 최대 53% 증가한 374억엔(약 4190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잠정 연기로 인해 넥슨의 3분기 매출은 물론 올해 3조 클럽 달성 가능성마저 위태롭다. 앞서 전문가들은 넥슨 바람의나라 연 흥행과 함께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통해 넥슨이 올해 게임업계 사상 첫 매출 3조원 달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한바 있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 매출 2조684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반기 최대치인 1조667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게임사 중 하나인 텐센트가 판호까지 받은 상태에서 중국 출시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통은 판호가 나오지 않아 출시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판호까지 획득하고 출시가 연기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 출시를 막고 있다고 보는게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이라고 밝혔다. 한국 게임과 관련해 문화적 열위를 느끼고 있는 중국 정부가 한때 중국 국민 게임으로 불린 던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을리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작 던파의 ‘슈퍼계정 사태’도 올해 넥슨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던파 슈퍼계정 사태는 던파 개발사 네오플 직원이 권한을 남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사건이다. 네오플은 내부 직원이 불법적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수천만원 상당의 게임 내 아이템을 부당하게 획득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해당 사건은 네오플 내부적으로 발견한 것이 아닌 유저들이 직접 밝혀낸 사건이라는 점에서 많은 던파 유저들의 빈축을 샀다.
넥슨의 또 다른 악재는 새로운 캐시카우로 급부상한 바람의나라 연 매출 하락이다. 한때 매출 2위까지 올랐던 바람의나라 연은 19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 중이다.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 ‘바람의나라’의 고유한 감성과 추억을 고스란히 모바일로 옮긴 게임이다. 모바일 환경에 맞도록 전부 새롭게 도트 작업을 거쳐 그래픽 리마스터를 실시했고 맵, 몬스터, 사냥터, 집 등 원작 콘텐츠를 100% 동일하게 구현했다.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건을 돌파했으며, 일부 인기 서버의 경우 이용자가 너무 몰려 캐릭터 생성이 제한되는 등 출시 직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계속되는 버그와 직업간 밸런스 문제, 과도한 과금 등으로 유저들이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최근까지도 5점 만점에 2.5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한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넘어 매출 2위까지 기록했지만 최근 매출 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모바일게임 특성상 한번 떨어진 매출은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기 전까진 회복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특히 최근 출시된 ‘원신’을 비롯해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나 위메이드의 ‘미르4’ 등이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순위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올해 3조 클럽 입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넥슨의 매출 3조원 달성이 기정사실이나 다름 없었다”며 “그러나 갑작스런 던파 모바일 출시 연기와 더불어 슈퍼계정 사태, 최근 바람의나라 연 매출 하락까지 계속되는 악재로 인해 이제는 3조원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