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중 무역분쟁 여파…8월 판매량 전월 比 6%↓
삼성전자, 내년 3억대 원복 계획…화웨이 반사이익 노릴 듯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 자료=삼성전자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중국 화웨이와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보다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내년 화웨이의 공백을 노려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3억대를 원복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삼성전자는 판매량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하면서 화웨이(21%)에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주로 공략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시장 순위를 다시 사수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8월 화웨이의 점유율은 16%로, 앞서 4월(21%) 대비 5%포인트 하락하며 시장 2위로 순위가 다시 내려앉았다. 여기에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4월 1%포인트에서 지난 8월 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화웨이는 지난 4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삼성전자가 점차 출하량을 회복하면서 시장 선두를 내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애플은 점유율 12%를 기록하면서 시장 3위를 유지했고, 샤오미는 지난 8월 11%의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지난 4월 8% 대비 점유율이 성장했다. 샤오미는 화웨이의 공백을 노려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지난 8월 스마트폰 제조사 상위 4개 중 올해 4월 대비 판매량 점유율이 하락한 업체는 화웨이가 유일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이 향후 더 하락해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 15일 미국 정부 제재 조치가 개시되면서 화웨이는 주요 스마트폰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상태다. 그간 화웨이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위탁생산하던 대만 TSMC도 신규 거래를 중단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수록 화웨이는 스마트폰 양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선 미국 정부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내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사실상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화웨이가 정상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반대로 삼성전자에겐 시장 1위를 굳건히 할 기회다. 삼성전자는 올초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해외 시장 유통망이 폐쇄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크게 흔들렸다. 해외 주요 시장의 유통망 폐쇄 조치가 있던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5500만대로, 전년 동기 7500만대 대비 약 27%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출하량 3억대를 회복하기 위해 화웨이의 수요 공백을 노려 중저가 스마트폰 물량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스마트폰 시장의 브랜드별 점유율을 크게 변동시킬 수 있는 강력한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시장에서 다양한 가격대에서 화웨이와 경쟁하던 삼성의 경우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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