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담화···“미국 동시적 중대조치 시 비핵화”
“협상 주제, 대북 적대시 철회로 바꿔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1일 김여정 제1부부장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1일 김여정 제1부부장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은 최근 미국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밝힌 것과 관련 “올해는 없을 것”이라고 10일 선을 그었다.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중대조치를 취하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김 제1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은 미국 측에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미국은 또 정상들 사이의 친분 관계를 내세워 담보되는 안전한 시간을 벌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과 협상에서 거둬들일 그 어떤 성과도 없으며 기대도 없다”며 “북미 사이의 대립과 풀지 못할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앞으로도 북미정상회담은 불필요하며 무익하다”고 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하지만 모를 일이다. 두 정상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과 비핵화를 위한 논의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 폐기와 미국의 동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제1부부장은 “‘비핵화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지난 기간 북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북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며 “미국은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일부 제재해제와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무성이 대화의지를 피력하는가 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 지도부와 좋은 관계를 거듭 밝히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한 마당에 미 국방장관은 또다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운운하며 우리를 향해 불량국가라는 적대적 발언을 숨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미국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 가능하다. 다만 이는 상대방의 제재 해제를 염두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 정상 간 친분은 여전히 좋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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