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매도 전환에 주가 약세···코스닥 시총 순위도 3위→8위로 하락
올해 역대급 실적성장은 확실···“단순 추격매수는 상당히 위험” 지적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일 급등했던 진단시약업체 씨젠의 주가가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다. 씨젠은 그동안 ‘동학개미’가 집중 매수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는데 이번 주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씨젠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젠 주가는 종가기준 4월10일 9만2700원에서 이날 8만2700원으로 일주일 동안 10.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6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씨젠은 미국 테네시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천종윤 대표가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2000년 사내벤처로 설립한 회사다. 천 대표의 삼촌인 천경준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분자진단 시약허가를 받는 등 성장가도를 달렸고 201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220억원, 영업이익은 224억원이다.

씨젠은 1월 중순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했고 2월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이후 씨젠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3월25일 문재인 대통령이 회사를 방문하자 씨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고 다음날인 3월26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10만원을 넘어섰다.

이른바 ‘동학개미’로 알려진 개인투자자들이 씨젠을 적극 매수했다. 3월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씨젠 주식은 금액기준 2020억원가량이다. 3월27일에는 씨젠 거래대금이 2조4772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1조9314억원)을 제치고 전 종목 거래금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가 역시 역대 최고치인 14만1400원을 찍었다.

그러나 씨젠 주가는 4월부터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가총액 순위도 4월2일 3위에서 4위로 한 단계 하락한 이후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멈췄다. 4월10일까지 개인투자들의 순매수금액은 243억으로 쪼그라들더니 이번 주에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놓고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씨젠 주가는 3만원 전후를 유지하다 수혜주로 부각되며 7만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다시 하향세를 타며 2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씨젠이 이번달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새 진단키트를 개발하면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앞서 천종윤 씨젠 대표는 “어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도 잡아낼 수 있는 진단시약을 4월 중순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가 하락과 별개로 씨젠의 실적 상승세는 확연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6일 씨젠의 목표주가를 7만4000원에서 9만2100원으로 상향하며 씨젠이 올해 1분기에 매출 802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만에 지난해 영업이익 이상을 거두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2분기에는 매출 1750억원, 영업이익 712억원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역대급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연구원은 “올해 초 대비 주가가 상당히 급등했기에 3월 수준의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단순 추격매수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이동통신부품 전문기업인 케이엠더블유의 상승세가 지속됐다. 케에임더블유는 5G 수혜주로 부각되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가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바이오기업 메지온도 한 주 동안 주가가 13만3900원에서 15만2500원으로 13.9% 급등하며 시가총액 순위가 23위에서 17위로 점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펄어비스는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1,2,3위를 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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