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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정따라 반도체 양극화···삼성·TSMC, 올해 5나노 승부수
  • 윤시지 기자(sjy0724@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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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화성 EUV 전용라인 직접 살피며 현안 챙겨
10·7나노 칩셋 설계 늘어 삼성·TSMC 수익 쏠림 전망
올해 5나노 공정 고객사 확보 경쟁 예고…삼성, 퀄컴 등 큰 손 고객 기대
/자료=IC인사이츠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웨이퍼 당 매출 트렌드/자료=IC인사이츠

 

반도체 업계가 미세공정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 미세공정에 투자한 삼성전자와 TSMC는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등은 줄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을 적용한 고성능 칩셋 설계가 늘면서 삼성전자와 TSMC의 양강구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TSMCsms 지난해 7나노 공정을 도입해 고객사 영업에 속도를 냈지만 올해는 5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측면에서 TSMC에 크게 밀리지만 빠른 공정 전환을 통해 비등한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확보했다. 양사의 기술 영업이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일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을 살피며 사업을 직접 챙겼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7나노 이하 공정 수요가 늘면서 파운드리 업체의 웨이퍼당 수익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순수 파운드리 업체 중 7나노급 공정을 확보한 TSMC와 그렇지 않은 후발업체의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갈렸다. 대만 TSMC는 지난해 7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웨이퍼당 매출액이 지난 2014년 대비 13% 증가했다. 반면 7나노급 공정을 보유하지 못한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등 후발업체는 지난해 웨이퍼당 매출이 5년 전에 비해 각각 2%, 24%, 29% 쪼그라들었다.

TSMC만 웨이퍼당 매출이 증가한 것은 초미세공정 기술력 덕분이다. 제품의 회로 선폭이 미세할수록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도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다. 고객사에 더 많은 물량을 더 빨리 납품할 수 있고, 크기가 작고 전력 효율이 높은 칩도 만들 수 있다. IC인사이츠는 “반도체 회사들이 10나노와 7나노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타 로직 제품 등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들의 이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7나노 공정을 도입한 업체는 삼성전자, TSMC 두 곳뿐이다. 나머지 순수 파운드리 업체들이 10나노 이하 공정 도입이 늦어졌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파운드리는 12나노, SMIC는 14나노, UMC는 22나노 공정에서 주된 매출을 냈다.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오는 2021년에서야 극자외선(EUV) 7나노 공정을 도입한다. 이 때문에 당분간 7나노 수요는 삼성전자와 TSMC에 쏠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V1 라인 전경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V1 라인 전경 / 사진=삼성전자

지난해엔 7나노 공정 수요가 TSMC에 집중됐다. 양사의 미세 공정 기술력은 비등하지만 TSMC가 생산능력에서 우위가 압도적으로 커서다. 삼성전자보다 오랜 업력을 통해 고객사와 든든한 관계를 다진 점도 강점이다. 특히 애플, 화웨이 등 모바일 수요가 있던 지난해 3분기 TSMC의 7나노 공정 매출 비중은 전 분기 대비 6%포인트 상승한 27%를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 기술력으로 승부할 방침이다. 첨단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극자외선(EUV) 장비가 대표적이다. EUV 노광기는 10나노 보다 미세한 선폭의 회로를 그릴 때 필수적인 장비다. 빠른 공정 전환 덕에 7나노 양산은 TSMC가 빨랐지만 EUV 7나노는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서 도입했다. 양사의 경쟁적인 발주 덕에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EUV 관련 소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는 3100만달러(약374억원)를 미국 스타트업 인프리아에 추가 투자했다. 인프리아는 EUV용 포토레지스트(PR) 개발 전문업체다. 기존 PR와 달리 무기물로 조성된 PR을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 회사에 2014년, 2017년에 걸쳐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 투자엔 TSMC도 신규 투자사로 참여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TSMC와 5나노 일감 경쟁을 벌인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중 5나노 양산을 시작한다. 퀄컴, 애플, AMD 등 글로벌 팹리스를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 영업에 속도를 전망이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X60’ 일부 물량을 5나노 공정에 위탁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냅드래곤 X60은 퀄컴의 3세대 5G 모뎀칩이다. 올해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5G 스마트폰에 대거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선 퀄컴이 파운드리를 이원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TSMC 역시 올해 5나노 매출 비중을 10%를 목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업계 1위를 공언하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관련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한 달에 한 번 꼴로 화성사업장을 방문했다. 전날 이 부회장은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이달 본격 가동을 시작하는 첫 EUV 전용 V1 라인 가동을 살폈다. 지난달엔 화성사업장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3나노 공정 기술을 보고 받고 DS 부문 사장단과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는 아직 TSMC에 비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밀리고 있어 기술력을 앞세워 고객사 영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개화하는 5G 시장을 중심으로 일감 경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TSMC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2.7%, 삼성전자는 17.8%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TSMC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48.1%, 2분기 49.2%, 3분기 50.5%로 지속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19.1%, 2분기 18%, 3분기 18.5%로 2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윤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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