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게임 넘어 장르 다변화 나서
비게임 영역까지 사업 확장
웅진코웨이 협상 난항 등은 막판 변수

방준혁 넷마블 의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방준혁 넷마블 의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1위 모바일게임사 넷마블이 최근 변했다. 과거 ‘돈 되는 게임’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장르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웅진코웨이’ 인수 등 비게임 영억 신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게임 빅3’ 중 그동안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곳은 맏형 넥슨이었다. 그러나 넥슨이 최근 다양성을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면서 새롭게 떠오른 곳이 있다. 바로 넷마블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넷마블은 이른바 ‘돈이 되는’ 게임만을 주로 만들었던 게임사”라며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장르 다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제는 게임 빅3 가운데 가장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출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더 킹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부터 장르 다양화 포문

넷마블은 올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들을 출시한 바 있다. 포문은 지난 5월 출시한 ‘더 킹오브 파이터즈 올스타’가 열었다. 일본 3대 대전 액션 게임 중 하나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이 게임은 우수한 게임성과 인지도 높은 IP의 결합을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흥행몰이를 했다.

지난 6월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그랜드크로스’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게임은 원작자 스즈키 나카바의 만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활용한 초대형 모바일 RPG다. 

‘BTS 월드’의 경우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인기 아이돌과 게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넷마블이 올 하반기 선보인 모바일 캐주얼 그림 퀴즈 게임 ‘쿵야 캐치마인드’ 역시 다른 게임사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장르 다변화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넷마블은 지난 11월 개최된 ‘지스타 2019’에 유일하게 참여한 게임 빅3 게임사다. 넥슨이 지난해까지 유저들에게 다양한 신작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그 역할을 넷마블이 담당했다. 주목할 점은 지스타 신작 출시에서도 장르 다변화를 꾀했다는 점이다. 

넷마블은 지스타에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A3: STILL ALIVE’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등 총 4종의 모바일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보였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수집형 RPG, 제2의 나라는 MMORPG 장르다. 아울러 A3는 배틀로얄 장르, 매직: 마나스트라이크는  TCG 장르로 사실상 4개 게임의 장르가 모두 다르다. 

당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스타 부스를 직접 방문해 “PC 온라인게임 시절 MMORPG 장르에서 산업이 정체됐었는데, 모바일게임도 MMORPG 장르까지 다 와버렸다”며 “이제부터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야 한다. 특히 장르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인수로 매출 5조 노린다

넷마블은 지난 10월 웅진코웨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깜짝 등장했다. 넥슨 인수가 무산되고 게임산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업계는 방 의장이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방 의장은 지난 2016년 임직원 워크숍에서 “2020년 연매출 5조원 달성과 글로벌 게임 메이저 톱5 진입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실사 단계 중인 웅진코웨이 인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올해 2조2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넷마블 매출에 2조7000억원대의 웅진코웨이 매출을 더해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은 산술적으로 무난할 전망이다.

넷마블 측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웅진코웨이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AI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 기술 및 IT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의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독경제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해 구독경제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웅진코웨이 인수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넷마블과 웅진코웨이는 인수금액과 관련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웅진코웨이 노조 이슈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웅진코웨이 설치·수리기사로 구성된 CS닥터 노조는 넷마블 측에 직고용 보장 확약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원은 총 1500명 정도이며, 현재 넷마블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 결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 관계자는 “예전과 달라진 입장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IP에 집중하는 엔씨소프트, 신규 프로젝트를 대거 정리한 넥슨과 달리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넷마블”이라며 “일단 웅진코웨이 인수만 제대로 마무리된다면 내년부터 매출 기준 업계 1위로 부상하게 된다. 이후에도 넷마블은 다양한 신사업 확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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