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 구축…카카오도 ‘클레이튼’으로 맞대응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향후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 전략은 투트랙으로 전개된다. 자회사를 통해 생태계를 발굴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자지갑을 통해 사용자를 끌어모아 저변을 확대한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이 개발한 블록체인 ‘링크체인’으로, 카카오는 자회사 그라운드X에서 운영하는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통해서 블록체인 영토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 라인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 구축
라인은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사업에 힘을 쏟았다. 라인은 지난해 4월 내부 조직인 ‘라인 블록체인 랩(LINE Blockchain Lab)’과 블록체인 기반 토큰 이코노미 설계를 담당하는 자회사 ‘언블락(unblock)’을 설립했다. 이어 5월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콘(ICON)’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 플랫폼과 디앱(dApp: 분산형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인트벤처인 ‘언체인(unchain)’을 설립했다.
이후 라인은 지난해 8월 자체 개발 암호 화폐인 ‘링크(LINK)’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링크체인(LINK Chain)’을 공개했다. 링크체인은 라인 플랫폼 내 디앱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대규모 사용자들에게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블록체인 탈중앙화에 따른 약점인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고확장성 코어 네트워크를 갖췄다. 여기에 라인 플랫폼 인프라 구축 노하우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암호화폐 링크는 기존 암호화폐와 다르게 자금조달목적의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하지 않고, 라인 생태계 내의 특정 서비스 이용을 통해 보상으로 획득하게 되는 ‘유저 보상(Reward)’ 개념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링크와 연계된 디앱 서비스에 가입해 활동하면, 서비스에 참여한 이용자는 링크의 보상 정책에 따라 해당 암호화폐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링크는 향후 출시될 라인의 사용자 보상 기반 콘텐츠 등의 디앱 뿐 아니라 콘텐츠, 커머스, 소셜, 게임, 암호화폐거래소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지불 및 보상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앞서 라인은 지난해 7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BITBOX)’를 설립하기도 했다. 비트박스는 라인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다. 라인의 디앱과 함께 링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창구이자 교환처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향후 링크의 사용처를 확장함과 동시에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라인은 비트박스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링크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본 금융청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를 받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라인의 향후 목표는 소비와 보상이 선순환되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라인은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확장해 나가는 동시에, 라인 외 다양한 디앱 서비스도 라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아울러 라인은 오는 10월 암호화폐 지갑 ‘링크미’를 출시할 계획이다. 링크미는 라인과 아이콘재단이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 언체인에서 개발했다. 링크미를 이용하면 소셜로그인 방식으로 실명인증(KYC)을 거쳐 코인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카카오, ‘클레이튼’으로 블록체인 시장 노린다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면, 카카오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지난 6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 메인넷을 출시했다. 보상형 가상화폐 이름은 ‘클레이’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찰흙(clay)에서 모티브를 얻어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기술 가치와 유용성을 증명해 대중화(Mass Adoption)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개발한 플랫폼이다. 대규모 이용자 대상 서비스들의 성능과 확장성에 대한 요구사항을 맞추고, 실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라운드X는 네이버 라인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개발을 넘어서 이용자들이 클레이튼 기반의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지난 7월 클레이튼 기반으로 개발된 9종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음식 리뷰를 쓰면 토큰을 받고 토큰으로 레스토랑 결제가 가능한 ‘힌트체인’, 동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토큰으로 보상받는 `앙튜브’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안으로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 ‘클립(Klip)’을 탑재하기로 했다. 클립은 그라운드X가 개발한 암호화폐 지갑이다. 암호화폐 클레이와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 암호화폐를 지원한다. 향후 카카오톡 사용자는 클립을 통해 친구와 실시간으로 암호화폐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톡 암호화폐 지갑 탑재를 통해 클레이튼과 클레이 이용자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클립이 탑재되는 카카오톡의 회원 수가 5000만명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공격적인 블록체인 투자로 인해 향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의 대중화가 조금 더 빨리 일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페이스북의 경우,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계획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붐이 다시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리브라의 경우, 미국 규제 당국의 반대에 의해 발행 계획을 잠정 보류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라인이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와 만나 발생하는 파급력은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다만 일부 투기 세력 등으로 인해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점과 정부와의 규제 문제 등은 향후 해결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