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에 요구한 ‘갑질 근절’과 ‘경영문화 개선’ 조치 다르게 해석될 여지 생겨
노조 “조현민 복귀는 전 직원 희망을 처참히 짓밟은 처사”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한진그룹 경영 일선 복귀를 두고 진에어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국토교통부가 요구하는 제재 해제의 조건은 갑질 근절과 경영문화 개선”이라면서 “조현민의 복귀는 직원들의 염원을 수포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일 진에어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조현민 전 부사장의 한진그룹 경영 복귀를 “국토부의 제재 해제를 기다리고 있던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은 처사”라고 평했다.

재계와 한진그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현민 전 부사장은 지난 10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광고대행사 직원 폭행 논란,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로 지난해 4월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바 있다.

진에어 노조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는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제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며 제재를 시작했다.

이후 진에어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을 변경하고, 경영문화 개선방안 등을 마무리했다. 또 고(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자연스럽게 진에어의 등기이사 명단에서 오너 일가가 모두 빠지게 됐다. 오너 경영 체제에서 탈피한 것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로 국토부가 진에어에 요구한 갑질 근절과 경영문화 개선방안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진에어 노조 역시 이를 언급하며 “제재의 고통을 받고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외국인 조현민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일가의 갑질 때문”이라면서 “진에어 지분의 60%를 보유한 1대 주주 한진칼 전무로의 복귀는 곧 진에어를 사실적으로 지배하겠다는 뜻과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진에어 노조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노조는 “한진칼 회장이 동생 조현민을 지주사 임원에 복귀시킨 것은 진에어 직원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 총회에서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를 두고 “국토부가 요구한 사안들을 진에어가 모두 충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 제재가 해빙무드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 사진=진에어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 제재가 지될지 주목된다. / 사진=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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