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들었다’ 특정된 경위 1명 대상···감사 대상자 늘어날 여지도 존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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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서 대마를 수년간 피우고 있다고 수차례 제보를 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의혹 당사자인 경찰관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고양경찰서는 지난달 28일 본지 보도(관련기사☞ [단독] “이웃집 ‘마약꾼’ 좀 잡아가세요”···경찰은 ‘감감무소식’) 이후 제보자 A씨의 ‘이웃집 남성이 장기간 대마초를 흡연하고 있다’라는 제보를 듣고도 이를 상부에 보고하거나 경찰서 마약팀에 이첩하지 않은 관할 파출소 소속 이아무개 경위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제보자 A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이 경위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본지를 통해 이웃집 남성 B씨가 ▲빌라 밀집지역 가정집에서 대마초를 장기간 흡연하고 있고 ▲다수의 방문객들이 B씨 집을 드나들며 상습적으로 대마를 피우고 ▲물증까지 확보해 일선 경찰관들에게 여러 차례 제보했지만 경찰 측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물증을 유기하라’는 식의 경찰 답변을 들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경위는 A씨로부터 대마 관련 제보를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제보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추가 수사를 하거나 경찰서 담당팀에 이첩해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가 ‘복수의 경찰관에게 제보를 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 경위 외에도 다수의 경찰관을 감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양경찰서 청문감사실 관계자는 “현재 특정된 한 명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현재는 한 명이지만 감사 대상자 더 늘어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 경위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십수명에게 수차례 제보하고 관할 파출소 직원 3명에게도 구체적인 제보를 했는데도, 경찰은 수수방관이었다”면서 “현장에 나온 경위 한 명만 감사 대상에 올랐다고 하니 한명만 책임지고 끝나는 ‘반쪽 감사’로 끝이 날까 걱정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관 몇 명을 징계하고 끝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 현장 민원에 대해 성실하게 대응하길 바라며 제보한 것이다”라며 “현장대응 교육 등을 통해 경찰 전체의 민원 대응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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