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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4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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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혜수·박찬욱·송강호는 정권에 찍힌 연예인?

청와대발 9473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일파만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일파만파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 여부와 관련해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문화예술계에서 ‘문화계 1만명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파다했다. 그런데 이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명단에는 국민배우로 불리는 김혜수, 송강호 뿐 아니라 칸 영화제 수상경력의 박찬욱 영화감독도 속해 있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5월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에서 내려왔다는 문체부 공무원들의 푸념을 들었다”는 예술계 인사의 말을 전하며 이 인사가 당시 촬영해둔 9473명의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 문건의 표지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여기에는 ‘합계 총 9473인, 세월호 시행령 폐기선언 문화예술인 594인,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 6517인, 박원순 후보지지 선언 1608인’이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

세월호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명단에는 배우 김혜수, 송강호, 문소리, 윤진서, 박해일 뿐 아니라 국내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인 강우석, 류승완, 박찬욱, 임순례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또 요리사 박찬일, 시인 송경동, 진은영, 문학평론가 염무웅, 황현산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들은 세월호 시행령 폐기선언에 이름을 올림과 동시에 ‘문체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휘말린 셈이다.

명단은 개별적 문화예술계 인사의 작품 활동 등을 근거로 작성된 게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정치인 지지선언이나 세월호 관련 선언에 참여한 명단을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명단에서 이름이 거론된 한 문화계 인사는 “리스트라는 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작품을 보고 판단한 게 아닌 거 같다. 아마 액셀파일 넣고 쫙 돌린 것일 텐데, 이게 그냥 일부 예술관련 협회 등 맘에 안 드는 단체 참여자 명단을 쫙 넣고 만든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1만 명이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사건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수장은 유진룡 전 장관이었다. 앞선 문화계 인사는 “유진룡 장관 해임 이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도 전했다.

유 전 장관의 해임 역시 세월호 사건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말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하던 중 유 전 장관은 “내각부터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가 유장관에게 민심 회복을 위해 특강을 하도록 지시한 것을 거절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도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문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검열을 위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졌다”며 “부끄럽고 미련한 짓이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시장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런 야만적 불법행위와 권력남용을 자행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은 탄핵대상 아닌가”라며 “권력의 막장드라마이고 사유화의 극치”라고 더 날을 강하게 세웠다.

아직 ‘블랙리스트’ 명단의 존재가 현장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다만 문화계 인사는 “현장에서는 문체부의 입김이 아주 강하다. 그런데 산하기관 사업에서 현장 문화인들과 당국 사이의 전반적인 거버넌스(협치) 구조가 깨졌다는 걸 감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13일 문체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를 묻는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의 질문에 “그런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받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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