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인수 후 2022년 첫 영업적자, 작년 3Q –218억원···부광 “R&D비와 거래처 정비 때문”
부광과 OCI 연결고리는 바이오 부서와 대표···신규 약제 출시로 매출 기대, 바이오 사업 개시 여부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발표로 이미 OCI 관계사에 편입됐던 부광약품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부진한 경영실적을 보였던 부광약품이 올해 OCI와 시너지 효과를 보여 실적을 반등할 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는 지난 2022년 2월 부광약품 주식 773만 334주를 1461억원에 취득, 지분 10.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2년 동안 관계사로 부광 경영에 참여했다. 참고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OCI홀딩스 지분은 10.9%로 동일하다.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당시 부광약품 각자 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10월 유희원 대표가 물러난 후에는 단독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현재는 OCI홀딩스의 또 다른 대표인 서진석 대표가 부광약품 사장을 맡아 업무를 총괄하는 상태다. 서진석 사장은 향후 부광약품 경영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직원들 전언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OCI가 인수했던 지난 2022년과 이듬해인 2023년 부광약품 경영실적은 부진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 1909억원 매출과 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부광은 2023년 3분기 누적 1009억원 매출과 218억원 적자를 보였다. 회사측은 2022년의 경우 연구개발비용 투자가 영업적자 원인이며 2023년은 연구개발비와 반품 등 거래처 정비 작업 후유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부광약품 연구개발비를 보면 2021년 272억원(전체 매출의 14.89%), 2022년 294억원(15.39%), 2023년 3분기 누적 255억원(25.29%)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일각에서는 OCI 인수와 부광약품 실적을 연결시키지만 인수 직후 OCI는 대표를 유임시키며 기존 경영 기조와 자율성을 존중했다”며 “연구개발비 증가는 예상했던 부분이고 거래처 정비도 진행했어야 할 사안이어서 실적 부진 책임을 특정인 책임으로 묻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에 따르면 기존 거래하던 의약품 유통업체 숫자를 줄이는 등 효율성 중시에 초점을 맞췄던 거래처 정비는 최근 마무리됐다. 부광약품은 매출원가비율을 낮추는 작업도 병행했다. 매출원가비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지칭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59.8%를 기록한 상태다. 상장 제약사 평균인 56%대에 비해 다소 높은 수치여서 꾸준한 개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광약품 원외처방금액이 2022년에 비해 2023년 6.9% 증가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부광약품의 전문의약품 처방액은 2022년 1468억원이 2023년 1570억원으로 성장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처방액 자료를 보면 부광약품 전문약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다”며 “전문약이 의약품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처방액 수치는 실적이 반등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로선 OCI그룹과 부광약품 연결고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 가능하다. 우선 지난 2022년 8월 OCI에서 부광약품으로 이관된 조직이 주목된다. 2018년 OCI에서 신설된 바이오사업부가 이관돼 현재는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 산하에 조직된 부서다. 당시 사업부 직원들이 부광약품으로 넘어와 기존 직원들과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바이오 사업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해당 부서는 기존 신약 파이프라인을 관리하고 외부로부터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거나 이를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바이오 의약품과 합성의약품 구분 없이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CI그룹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임 부광약품 대표 인선도 회사 경영을 좌우할 현안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서 사장 체제는 신임 대표 취임까지 과도적 시스템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OCI그룹과 부광약품을 연결시킬 주체는 대표”라고 예상했다. 매출과 관련, 부광약품은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급여 판정을 검토 중인 조현병 치료제 ‘라투다정’이 예상대로 올 하반기 출시하면 긍정적 여파를 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결국 부광약품은 지난해 진행했던 거래처 정비 마무리에 따른 수익성 제고와 신규 약제 출시로 인한 매출 증가를 올해 기대하는 모습이다. 핵심인 OCI와 시너지 효과는 대표 부임과 바이오 사업의 본격 진행이 가시화되면 구체적으로 도출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2년간 OCI그룹이 경영에 관여했다고 하지만 본격적인 부광약품 경영은 올해부터라고 판단된다”며 “부광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실적을 올리고 직원들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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