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끌어올리기는 성공
신사업 인지도 제고가 관건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 사진=교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 사진=교촌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가격 인상으로 여론 뭇매를 맞았던 교촌이 자신감 회복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bhc에게 1위를 뺏겼던 교촌은 권원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다. 원가 압박 요인이 완화되며 우선 과제로 삼았던 영업익은 회복되는 모양새다. 교촌 특유의 ‘느리고 안전한’ 경영 방침으로 1위 탈환에 나섰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올해 목표했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첫 적자를 냈던 교촌은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교촌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익 1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26억원) 대비 30%가량 개선했다.

◇ 교촌의 1위 되찾기, 권원강 회장 ‘해외 시장’ 집중

증권가는 올해 교촌이 영업익 2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한 규모다. 매출 원가 비중이 지난해 82.7%에서 올 3분기까지 73.9%까지 내렸고, 원재료 가격 안정화가 이뤄진 영향이다.

교촌은 업계 1위 타이틀을 되찾는데 힘을 실었다. 교촌은 지난해 매출 4989억원을 내며 bhc(매출 5075억원)에 1위를 내줬다. 10년간 1위를 유지했던 교촌이 2위로 내려왔고, 3위인 제너시스BBQ(매출 4188억원)는 교촌과의 격차를 좁혔다.

국내 치킨 3사 매출 비교 및 교촌에프앤비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치킨 3사 매출 비교 및 교촌에프앤비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여기에 올해 4월 교촌은 허니콤보·간장 오리지날 등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1만원 이하 치킨을 선보였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교촌치킨 값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교촌이 치킨 3만원 시대를 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교촌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권 회장을 경영 복귀시켰다. 권 회장도 교촌의 위기를 인식한 듯 취임 후 “1991년 창업 때보다 더 절박한 심정”이라고 언급했다.

권 회장 취임 이후 교촌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권 회장이 직접 해외 사업을 챙긴다. 대만 1호점 오픈 당시 그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은 향후 교촌의 신성장동력”이라고 밝혔다.

그간 교촌은 경쟁사 대비 해외 점포가 적단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교촌에프앤비는 국내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92.9%를 차지한다. 교촌의 해외 매장은 BBQ의 10분의1 수준인 71개에 머물러 있다. 현재 교촌은 미국·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아랍에미리트·대만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한국식 치킨에 대한 인기가 해외서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교촌의 차별화된 치맥, 치면 등을 글로벌 고객에게 알리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수익성은 회복했는데···관건은 신사업 인지도

교촌은 2019년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교촌 닭갈비 볶음밥’을 선보인 후 2020년 닭가슴살, 가공품 등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간편식 통합 브랜드 ‘플레버스(Flaverse)’를 선보이고 스낵류, 소스류, 수입식품 등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업계 최초 오마카세 콘셉트의 교촌필방도 재오픈하며 치킨 의존도를 낮췄다. 교촌은 수제맥주 ‘문베어’ 라인업도 추가했다.

다만 교촌 신사업들의 인지도는 아직 높지 않다. 지난해 교촌 신사업 매출은 141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6% 증가한 바 있지만, 신사업 매출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올해도 3분기까지 교촌 신사업 매출은 101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01억원7600만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내년 1월 교촌이 여의도에 오픈을 앞둔 한식 면요리 전문점 ‘메밀단편’도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한다. 메밀단편은 직영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교촌은 2015년 한식 레스토랑 ‘엠도씨’, 2018년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를 선보였다가 2019년 철수한 바 있다.

매출 확대를 위해 교촌은 이달 중 예정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송민규 전 교촌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복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CFO는 과거 교촌 상장을 이끈 인물로, 다시 재무수장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해외 점포를 비롯해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으나 신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나타내는 분야가 아니라, 일단 사업을 키우고 있는 단계”라면서 “송 전 CFO는 다시 CFO 직급으로 이달 정기 인사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