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복합제 임상 공동 참여···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합쳐, 타 업체와 동시 발매 
씨티씨바이오와 조루+발기부전 복합제 임상, 현재 허가 대기···제품 출시 후 공동판매 전망
동구바이오제약, 작년 비뇨의학과 시장 5위···판매 실적 호조 시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구바이오제약이 비뇨의학과 치료제를 중심으로 다른 제약사와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협력의 성과가 이르면 내년 초부터 가시화될 예정이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다양한 합종연횡을 도모하며 주변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인력과 자금 면에서 상대적으로 상위권 제약사에 비해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는 중견 제약사들은 협력 강도가 강한 편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의 경우 비뇨의학과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실제 지난해 192억원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비뇨의학과 치료제 시장에서 5위를 기록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난해 비뇨의학과 매출은 236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12.13%를 점유했다. 전립선 치료제 ‘유로파서방정’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유로리드’가 대표품목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비뇨의학과를 중심으로 다른 제약사들과 협력해왔는데 이르면 내년 초부터 성과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우선 동구바이오제약은 최근 동국제약이 완료한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개량신약 ‘DKF-313’(코드명) 임상 3상에 참여했다. 이번 임상에서는 DKF-313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DKF-313은 세계 최초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복합제다. 전립선 크기를 줄여 주는 동시에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을 개선하는 이중 효과를 통해 단일제보다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제를 장기복용해야 하는 질환 특성상 1일 1회 1정 복용으로 환자 편의성과 삶의 질 향상도 예상된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다국적 제약사 1개 제품을 제외하고 전립선비대증 복합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DKF-313 개발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있어 고혈압, 당뇨 치료제와 같은 복합 성분 약제 개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DKF-313 개발에는 동국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 외에도 동아에스티, 신풍제약이 참여해 비용을 분담했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향후 품목허가에 이어 제품화에 성공하면 DKF-313을 다른 제약사들과 동시에 발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은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동구바이오제약이 비뇨의학과 시장에서 다른 제약사와 협력한 또 다른 사례는 조루와 발기부전 복합제다. 씨티씨바이오와 동구바이오제약은 조루와 발기부전 치료 기능을 갖고 있는 복합제 개량신약 ‘CDFR0812’ 임상 3상을 마무리한 후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에 이르면 올해 안으로 허가 여부가 결정되거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검토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4월 씨티씨바이오와 CDFR0812에 대한 공동연구 및 사업제휴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제품이 출시되면 공동판매에 착수할 예정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조루와 발기부전 복합제는 그동안 치료에 소극적이었던 조루 환자들까지 타깃으로 설정할 수 있어 출시된다면 국내 비뇨의학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동구바이오제약과 씨티씨바이오가 내년 본계약에서 효율적으로 공동판매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6월 국제약품, 한국파마와 의약품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비뇨의학과 및 피부과, 국제약품은 안과, 한국파마는 CNS(중추신경계) 부문에서 특화된 제약사이기 때문에 3개 제약사 공동연구가 주목 받은 것이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참고로 동구바이오제약은 자체적으로 ‘BPH(전립선비대증)+OAB(과민성방광염)’을 적응증으로 갖는 복합제 개량신약 ‘DKB17001’ 임상 3상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결국 동구바이오제약이 주변 제약사들과 진행한 비뇨의학과 신제품 발매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주목된다. 만약 신제품 실적이 우수하면 동구바이오는 물론 협력한 제약사 시장점유율 제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상위권 제약사들도 연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중견 제약사들은 협력이 필수”라며 “다국적 제약사 2곳이 비뇨의학과 시장 5위권 이내 포진해있는 상황을 바꿔야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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