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일감 쌓인 조선소, 본격 선박건조에 철강재 수요 증가
올 하반기 철강 내수 생산량 예상치 2630만t, 전년比 11.4%↑
中, 경기 회복 위해 부양책 잇따라 발표···현지 상황이 제철소 실적 좌우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조선업계의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내수 생산물량이 늘어나면서 제철소에도 회복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2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철강 내수 생산량 예상치는 2630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날 전망이다.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조선소들의 ‘호황’에 힘입어 국내 출하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올해 하반기 선박 건조량은 611만CGT(표준환산톤수)로 지난해보다 7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하반기부터 급증한 수주 물량의 건조 시점이 본격적으로 도래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박 수주계약 이후 본격 생산까지 2~3년이 걸린다. 도면 설계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 업황 회복은 철강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국내 철강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이다.

조선 빅3의 이달초 기준 수주잔고는 166조7000억원이다. 2020년(104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59.8% 증가했다. 2021년 잔고는 127조3000억원, 지난해는 154조5000억원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 중 건설업계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조선 산업에서의 철강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철강사들의 판매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늘어날 전망”이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철강사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내수뿐만 아니라, 철강 수출 물량도 국내 물량 만큼은 아니지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철강 수출은 1310만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부동산 부양 정책 등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현지 금융당국은 인민은행 등 은행권과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대출 만기일을 연장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부 대출에 한해 상환 기간을 최대 1년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설 관련 기업의 상환 유예 기간을 늘려, 추가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부양책에 힘입어 현지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중국 제철소의 생산 물량만으로는 자국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부족한 양을 우리나라에서 수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제철소의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재가 신규 건설 현장이나 사업장들로 공급되기 시작했다”며 “조선업계의 철강 수요회복에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반등까지 겹치면 하반기 실적까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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