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냉전 후 30여년 만에 국방비 지출 최고치 ‘460兆’
“국제정세로 인한 일시적 수요 증가”···민·군 협력으로 점유율 증가 필수

한국항공우주(KAI)가 개발한 KF-21전투기의 비행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KAI)가 개발한 KF-21전투기의 비행 모습. / 사진=방위사업청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국 방위산업이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국방비 증가세에 힘입어 매년 수출규모 신기록을 세우는 등 변곡점을 맞이한 모습이다.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로 2010년대 들어 국방비를 줄여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계기로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글로벌 국방비 지출액은 2조2400억 달러(약 3000조원)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와 밀접한 유럽의 경우 냉전 이후 30여년 만에 국방비 지출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 국가의 국방비는 전년 대비 13% 많아진 3450억달러(약 460조원)다. 

유럽에서 시작된 국방비 증가 추세는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6년 25억6000만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지난해 173억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2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단, 현재 흐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한 일시적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글로벌 군비 경쟁이 종료될 시기에 앞서 선제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국제정세에 세계 각국이 국방예산을 늘리고 무기 구입을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 자체가 커진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수출량 증가와 일감 확보 등의 수혜를 얻고 있지만 전쟁이 종료되면 예전처럼 수출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많아 수출량이 일시적으로 많아진 것이어서 지금 수출량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무기 및 체계 성능 고도화와 가격 경쟁력, 납기일 준수 등이 지속돼야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근 글로벌 방위산업 점유율은 2.8%로 세계 8위다. 이 점유율과 순위가 오르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장이라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는 방산을 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해 2027년까지 글로벌 점유율을 5%까지 늘리겠다고 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방위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핵심 소재부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민·군 기술협력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특히 생태계 구성의 핵심인 인력 양성을 위해 기계·항공·소재·부품·장비 등의 분야에 대규모 예산을 활용해 관련 인력 3300여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도 무기체계 고도화와 함께 안정적인 품질 확보와 합리적인 가격으로의 납품 등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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