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사업화 예상···반도체 소재 순환 구조로 전환”

최삼종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설비소재기술팀 상무. /사진=삼성전자
최삼종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설비소재기술팀 상무.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반도체 소재 재활용에 나선 가운데 이를 뛰어넘어 고부가가치 분야에 적용·판매하는 방식의 수익 모델 구축을 검토 중이다. 회사의 사업화 예상 시기는 오는 2030년이다.

최삼종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설비소재기술팀 상무는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재료 컨퍼런스 ‘SMC코리아2023’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삼성 반도체는 내부적으로 ‘세이브 칩, 세이브 어스(Save Chip, Save Earth)’란 구호를 만들고, 모든 소재를 가능한 자연 그대로 돌려주는 기술 혁신을 하고 있다”며 “모든 재료를 리사이클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폐기물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높은 가치로 파는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에서 나오는 것들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이제는 리사이클을 넘어 업사이클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업사이클(Upcycle)’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을 뜻한다. 최 상무는 “수익화가 가능한 시점은 2030년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회성이었던 기존 반도체 소재를 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령 웨이퍼 원재료인 잉곳은 1420도 이상의 고온에서 2주 이상 유지해야 한단 점에서 생산 과정의 전력 소모량이 많다. 이 때문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활용된 웨이퍼를 가공해 재사용하는 방향으로 재활용에 나설 예정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공정 가스의 대체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소재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은 육불화황(SF6), 플루오로폼(CHF3), 육불화부타디엔(C4F6), 옥타플루오로사이클로부탄(C4F8), 사불화탄소(CF4)등의 가스부터 대체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반도체 부문에서의 ESG 경영은 삼성전자 혼자서 이뤄낼 수 없는 목표인 만큼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투자 수익률(ROI)이 안 나온다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보면 연구비와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환경을 위해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메모리 가격에 프리미엄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삼성전자도 3배에서 최대 30배까지 더 비싼 대체 소재에 대해서도 커버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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