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되면 리츠 기대 수익률 낮아져
“오피스 자산 투자 리츠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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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리에션 시기 피난처로 주목받던 리츠 투자가 금리 상승에 의한 조달금리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높은 배당수익과 안정성을 무기삼아 인플레이션 시기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주목받던 리츠(REITs)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거듭되는 점이 조달금리 상승을 유발해 수익률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별적 투자를 권유하면서, 특히 오피스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나 숙박·리조트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츠는 4월 말 기준 326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운용자산은 79조6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지난달 말 기준 20개로 시가총액이 8조6000억원에 달한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상품 중 하나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장 리츠가 인기를 끌었다. 물가 상승분을 임대료에 전가하는 게 수월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단이라는 인식이 생겨서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스피에 상장된 7개 리츠의 연 배당수익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ESR켄달스퀘어리츠(3.8%), 롯데리츠(5.2%), SK리츠(3.8%), 신한알파리츠(5.1%), 디앤디플랫폼리츠(5.2%), NH올원리츠(4.7%), 이지스레지던스리츠(4.8%)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조정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리츠는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에 나서려면 대주단을 꾸려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변동금리로 차입금을 끌어오는 경우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가 늘어날 수 있다. 즉, 부동산투자회사의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자산 및 신규 편입 자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이다.

특히 차입금 상환이 임박했거나 차입금 비중이 높은 구조의 리츠 상품의 경우 위험도가 더 높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가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오를 경우 배당수익률은 각각 1.3%포인트, 2.7%포인트 떨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나마 오피스 수요가 꾸준한 점을 들며 하반기에는 신한알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NH올원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SK리츠와 같이 오피스에 투자한 리츠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월평균 임대료는 평당 10만2592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별 임대율과 면적당 임대료, 공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수도권 오피스 자산이 가장 우수했다”며 “영업 레버리지가 큰 리츠가 금리 상승기에 배당가능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임대료 수익이 감소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리츠 지수도 상반기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 전환한 만큼, 선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리츠는 3분기에 반등이 기대되지만 폭은 제한적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경착륙이나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면 실물자산 가치 상승이 둔화하거나 약보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신증권은 하반기 글로벌 리츠시장에선 임대 수요로 전환할 주거 자산과 경기 민감도가 낮은 IT,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으로 성장 모멘텀이 생긴 숙박과 리조트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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