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팬 내장하면 두꺼워져 ‘부담’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폴드4)’에 S펜을 탑재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전작과 차별화를 위해 S펜을 내장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두께 문제 때문에 탑재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펜은 개선점이 없지만, 신제품 가격의 경우 생산량이 전작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만큼 추가 인하가 가능하단 예상이 나온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폴드4에 S펜 내장 여부를 검토한 끝에 탑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평가받는 부분이 두께와 무게인데, S펜을 탑재할 경우 2가지 문제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작 ‘갤럭시Z폴드3(폴드3)’를 접었을 때 두께와 무게는 각각 14.4mm와 271g으로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2 울트라’(8.9mm·228g)보다 두껍고 무겁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힌지를 2개 장착한 전작과 달리 신제품에서는 싱글 힌지로 구조를 변경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폴드4에 S펜을 내장한다면 위치는 힌지가 접히는 부분이 검토돼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초 폴드4에 S펜을 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지만, 검토를 거치면서 내부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S펜을 탑재하면서 제품을 경량화하려면 배터리에 손을 대야 하는데, 이 경우 용량이 줄어든단 점에서 이런 선택을 내리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결국 신제품은 폴드3처럼 S펜을 지원하면서 더 슬림하게 만들어 휴대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할 전망이다. 주요 부품 중에 힌지 개수가 감소한 만큼 폴드4 무게는 가벼워질 수 있다”며 “배터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4400mAh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제품 가격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생산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은 폴드4 생산량이 폴드3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가 전망하는 올해 폴더블폰 생산량은 140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800만대)보다 75% 이상 많다.

또 폴더블폰 패널 원가 하락으로 출고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에 폴더블폰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A3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 감가상각은 연내에 모두 종료될 예정이다. A3 공장은 A2 라인과 함께 OLED 패널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2015년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는 A3 공장의 1~2라인 감가상각은 지난해 끝났고, 나머지 7개 라인도 1분기부터 순차 종료된다. 폴더블폰 원가에서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으로 주요 부품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신제품 출고가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플립 제품에 비해 낮았던 폴드 시리즈 판매량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시된 플립3와 폴드3 내장 메모리 256GB(기가바이트) 모델 출고가는 각각 125만4000원과 199만8700원으로 제품별 판매 비중은 플립3 70%, 폴드3 30%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드3 북미 시장 출고가를 1799달러로 책정해 폴드2(1999달러)보다 200달러 낮췄다. 올해는 출고가 인하 여력이 커지는 만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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