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광복절 특사 받았으나 건강 문제로 1년 후 공식복귀
복귀 후 그룹 사업 구조 재편 및 투자 집중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CJ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CJ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재현 CJ회장은 최태원 SK회장과 함께 박근혜 정권에서 사면 받은 총수다. 2016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명단에 유일하게 대기업 총수로서 포함됐다. 당시 이미 희귀병으로 형집행정지를 반복하는 등 수형생활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었다. 

이재현 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조세포탈 및 횡령 등으로 실형을 받았다. CJ 직원 459명의 차명계좌 및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로이스톤을 활용해 주식을 사고 팔아 취득한 소득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회계장부를 조작해 CJ㈜ 회삿돈 수 백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 일본에서 개인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고 CJ Japan㈜을 연대보증서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회장 재판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했는데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벌금 252억원을 선고 받았다.

이 회장은 특별사면 받아 곧바로 경영복귀가 가능했지만, 건강상태가 여의치 않았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이 회장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긴 했지만 본격 경영활동과는 거리가 먼 수준이었다.

사면 받은 건과 별도로 진행 중이던 특검 수사가 이듬해 3월 마무리 되자 이 회장은 미국으로 치료 차 떠났다. 당시엔 이미경 부회장도 박근혜 정권 압박으로 퇴진했던 터라 사실상 총수 공백의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당시 정치권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한민국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과 관련해 수사를 받았지만 CJ는 상대적으로 해당 문제에서 자유로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되레 핍박 받았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같은 해 5월 17일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오늘부터 경영에 매진하겠다”며 복귀를 알렸다. 4년 만에 공식적으로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내 큰 관심을 받았다. 휠체어에 앉아 모습을 드러냈지만 표정은 밝았다. 사진촬영 등 행사 때엔 일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상 앉기도 힘들었던 이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모습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1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총수 공백 속에서 CJ는 사실상 대규모 투자 등을 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공식 복귀 후 그룹 구조개편에 속도를 냈다. 식품바이오, 물류 및 유통, 엔터테인먼트를 주력으로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지주사 인력은 계열사로 재배치했다.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곳은 투자에 나섰다. CJ제일제당 가양동 부지도 매각했다.

양보다 질 경영을 이어갔다. CJ가 다시 오너 경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들이다. 이 회장의 CJ 체질개선 작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각에선 이처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공식적으로 경영복귀가 이뤄지면 삼성전자, 나아가 그룹구조개편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복권이 전제되지 않은 가석방 조치를 받은 터라 과감한 행보는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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