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中 샤오미·오포·비보 출하 점유율 급등
애플, 아이폰 가격 경쟁력 강화 전망
삼성전자, 보급형으로 승부수…“수익성 낮아도 점유율 사수 차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올 들어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공백을 노리는 경쟁이 심화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해 온 삼성전자의 입지가 위태롭다.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가격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샤오미, 오포, 비보가 화웨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물량 공세에 나섰다. 점차 스마트폰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점유율을 사수할지 주목된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오포, 비보는 지난해 말부터 핵심 스마트폰 부품 재고를 끌어 모은 데 이어 제품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입지가 두터웠던 200달러 내외 저가 스마트폰을 넘어 중가형 스마트폰 제품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구동칩까지 전반적인 핵심 부품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부품 재고를 확대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확대에 대한 가능성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량전에 돌입한 중국 스마트폰 3사의 성장세는 시장 점유율로 직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 오포, 비보의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5.3%에서 올 1분기 40.5%로, 전 분기 대비 5.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침을 겪은 화웨이의 생산 점유율(7.7%)은 전 분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고, 삼성전자(18.1%)도 0.3%포인트, 애플은 5.5%포인트 하락했다. 

트렌드포스는 이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3사가 최근 전세계 파운드리 생산능력 부족이 스마트폰 생산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생산물량 확대 목표는 지속적으로 사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던 대형 업체의 사업 부침이 경쟁업체들에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맞수인 애플도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 가격대를 낮춰 시장 입지를 확대하는 추세다. 애플은 지난해 들어 고가 고수익 전략을 선회하고 아이폰SE 2세대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한 지난해 4분기 애플 아이폰 전체 생산량은 7760만대로, 전 분기 대비 85% 생산량이 증가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할 신형 아이폰13 시리즈의 가격대 역시 전작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업계선 애플이 신형 아이폰 4종 모델 간 사양 및 가격 차이를 벌려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세분화 공략할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에겐 우울한 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이례적으로 상반기 주력 모델 갤럭시S21 시리즈를 조기 출시하고 가격대를 전작 대비 내려 잡았다. 올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은 6200만대 규모로, 전 분기 6700만대 대비 6.5%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를 포함한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를 3억100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15% 이상 올려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에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이례적으로 신형 갤럭시A 모델을 소개하는 온라인 언팩 행사를 개최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출시하는 갤럭시A 시리즈 상위 모델엔 OIS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채용되던 일부 사양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갤럭시A 시리즈 등 보급형 모델의 연간 매출 비중은 40~50% 수준이지만,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차지하는 출하 비중은 70~8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올해 삼성전자의 사업 수익성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주요 수익원은 갤럭시S‧노트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이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해선 물량 규모가 큰 갤럭시A 시리즈 판매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갤럭시A 시리즈도 점차 생산 원가를 효율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익성 기여도는 크지 않다"면서도 “사업 수익성 측면에선 보급형 스마트폰의 이점이 크지 않지만 전체 스마트폰 출하 규모를 다시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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