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스터M·블소2·아이온2 등 리니지 이을 신작 출시 준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엔씨소프트가 3분기 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2177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47%, 69%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4% 늘었다.

3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특히 모바일게임 분야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엔씨의 호실적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 형제’ 덕분이다. 엔씨는 기세를 몰아 지난해 실패했던 2조 클럽 입성에 재도전할 방침이다.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389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 늘었으며 ‘리니지M’은 2452억원, ‘리니지2M’은 1445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전체 매출의 3분의2 가량을 모바일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PC 온라인게임 매출은 ‘리니지’ 499억원, ‘리니지2’ 263억원, ‘아이온’ 85억원, ‘블레이드앤소울’ 172억원, ‘길드워2’ 188억원 등으로 전분기 대비 16% 증가한 12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블레이드앤소울을 제외한 각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 관계자는 “모바일의 경우 리니지M의 성공적인 3주년 이벤트로 매출이 늘었으며, PC 온라인게임은 리니지와 길드워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4771억원, 북미·유럽 274억원, 일본 139억원, 대만 79억원 등이며, 로열티 매출은 58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매출은 리니지M과 PC 리니지 선전으로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으며 북미·유럽 매출은 길드워2 확장팩으로 전분기 대비 14%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854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 1조7012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해 엔씨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경우, 리니지2M 출시가 11월이었기 때문에 성과가 4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연매출 2조원 돌파에 성공할 경우 넥슨, 넷마블에 이어 국내 게임사 가운데 세번째로 2조원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니지 IP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매출 5852억원 가운데 리니지 IP 관련 매출은 4658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매출의 대부분이 리니지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료=엔씨소프트
자료=엔씨소프트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IP에 대한 유저 충성도가 워낙 높기에 앞으로 몇년간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라며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을만한 신규 IP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씨는 최근 음악 관련 게임 및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콘솔·PC 플랫폼 음악 게임 ‘퓨저’를 출시했으며,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통해 K팝 플랫폼 ‘유니버스’도 선보였다. 

이장욱 IR실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K팝이 계속 주류 음악장르로 자리 잡으며 많은 콘텐츠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도 IP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고 여기에 K팝 아티스트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엔터에인먼트 회사는 아니지만 BTS 등의 리액션 비디오를 보면 게임 캐릭터도 포스터에 등장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K팝 고객들이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엔씨가 향후 글로벌 진출할 시점에 해당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는 리니지 IP를 이을 신작 준비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 사전예약을 시작한 ‘트릭스터M’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신작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트릭스터M은 엔트리브소프트가 서비스했던 ‘트릭스터’ IP를 활용해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로 사전예약 이벤트 이틀 만에 100만, 9일 만에 200만을 넘어섰다. 

엔씨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트릭스터M 사전예약 규모에 놀라고 있다. 고무적인 성과”라며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나란히 1·2위 차지한지 3~4년이 흘렀고 양산형 게임이 출시되며 미드코어 사용자를 흡수했다. MMORPG를 원하는 유저층은 늘어났으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게임 출시는 많지 않아 MMORPG 대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에 따르면 기대작인 ‘블레이드앤소울2’는 내년 상반기, ‘아이온2’는 내년 하반기 출시될 전망이다. 이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때문에 게임 개발이 지연됐다”며 “코로나19 확산 등 외부적 변수가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추가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의 경우 게임 출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허들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트릭스터M의 경우 매니아층은 있지만 리니지를 대체할만한 IP는 아니다”라며 “내년부터는 리니지 IP 관련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블소2와 아이온2를 지연없이 출시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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