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 부품 일부 외주 생산 확대
비용 절감 전략 차원...CE‧IM 영업이익률 개선
삼성전자가 부품 외주 생산을 늘리고 중국 공장을 철수하는 등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용절감 차원으로 풀이된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생산하던 TV용 LED 모듈 부품 일부 물량 생산을 국내 협력사에 맡겼다. 비핵심 분야를 정비하고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탄력 대응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QLED TV에 채용되는 LED 모듈 수요는 지난해 대비 3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상반기 중 관련 설비를 증설하고 신모델 양산을 위해 신규 설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생산기지 효율화 차원에서 중국 생산 비중도 축소하고 있다. 전자업계 및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중국 쑤저우 공장 PC 생산라인 운영을 중단한다.
중국 시장에서 사업 입지가 미미한 스마트폰에 이어 PC까지 현지 생산을 철수하는 가운데 TV 등 주력 가전의 부품도 외주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자제품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원가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지 근무 인력 약 1700명 중 절반 수준이 감원되며 해당 부지는 연구개발(R&D) 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쑤저우 공장은 2002년에 설립된 이후 한때 65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던 대규모 생산거점이었다. 그러나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점차 실적이 줄고 생산 중단 절차를 밟게 됐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중국 생산을 철수한 물량 공백을 외주 생산 방식으로 충당하거나 베트남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PC공장에 앞서 지난해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전부 철수하기로 했다.
현지 생산 공백은 중국 외주생산 업체를 통해 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충당할 계획이다. 올해 외주 생산 비중은 지난해와 유사한 10% 안팎인 3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판매 목표 2억4000만대 중 약 13% 수준이다.
삼성전자 생산전략 변화는 일부 부품업계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솔테크닉스는 2분기 매출 2891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으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1.7%,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85%, 전년 동기 대비 39.45% 증가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LCD TV에 탑재될 파워보드 모듈을 공급한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여파로 삼성전자의 전체 TV 판매량이 15%가량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한솔테크닉스의 실적 성장은 더 두드러진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엔 삼성전자의 TV 물량이 크게 늘기보다는 부품 외주 생산 물량이 늘면서 관련 협력사 실적이 성장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38인치 이하의 작은 사이즈 TV는 대부분 중국 외주 생산 업체로부터 세트 단위로 공급받고 있으며 향후 외주 생산 비중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완제품 비용 절감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PC와 스마트폰, TV 등 사업 전반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다. 올 2분기엔 코로나19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마트폰‧TV 등 완제품 사업 전반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