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유력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KT스카이라이프가 유료방송 인수 재도전에 나선다. 앞서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다가 국회의 위성방송 공공성 문제 지적 등으로 인해 결국 인수를 포기한바 있다. 이번에는 현대HCN 인수를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과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선정에 돌입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5일 본입찰에는 유료방송 시장 선점을 위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 등 통신 3사가 모두 참여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52%,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91%, SK텔레콤(티브로드 포함) 24.17% 순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KT스카이라이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위성방송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스카이라이프가 유료방송 인수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점유율 3.95%의 현대HCN을 이번에 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하게 되면 KT그룹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5.47%로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된다.

◇스카이라이프 공공성 문제, 이번에도 발목잡을까

하지만 현대HCN을 완전히 인수하기까지의 과정은 평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와 관련해 공공성 문제가 다시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사로 난시청 해소, 통일 매체, 재난방송 등 공적 역할을 기대하고 독점 위성방송 사업권을 부여받아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지배주주 없이 지상파와 KT가 지분을 고루 갖고 있다가 지난 2009년 대기업 지분 제한이 완화된 후 KT그룹으로 편입됐다. 

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8년 딜라이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국회의 반대로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 당시 국회는 “공공성을 잃을 것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통신업계는 이번에도 공공성 논란이 도마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위성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따라 위성방송 공공성 강화방안과 관련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스카이라이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국회의 공공성 지적에도 불구, 스카이라이프는 이번 현대HCN 인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추고 있다.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스카이라이프는 “딜라이브 인수 검토 중단의 배경이 됐던 유료방송시장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정책 방안이 마련됐고, 위성방송을 둘러싼 시장 경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위성방송 생존 위기가 더욱 심화됨에 따라 독자적 생존 기반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대HCN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이번 현대HCN 인수 배경을 밝혔다.

결국 공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현대HCN 인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도 최근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존을 위해서는 현대HCN 인수가 반드시 성사돼야한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로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핵심 축이 인터넷TV(IPTV) 위주로 재편되면서, 기존 유료방송 사업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스카이라이프는 위성을 활용한 방송서비스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IPTV가 상용화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울러 통신망이 없는 곳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위성방송의 강점이 퇴색되고 지역에도 통신망이 촘촘하게 깔리면서 많은 가입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마저 큰 인기를 끌면서 가입자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라이프 가입자수는 2017년 436만명, 2018년 427만명, 2019년 418만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415만명으로까지 떨어졌다. 별도기준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16년 780억원, 2017년 743억원, 2018년 633억원을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해 650억원을 기록했지만 700억원대를 회복하진 못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스카이라이프는 방송통신과 상조를 결합한 상품, 알뜰폰 시장 진출 등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닥치는대로 뛰어들고 있는 상태다. 이번 현대HCN 인수 역시 회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의지가 그 어느 곳보다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성방송에 대한 수요가 많이 사라진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다는 관측이다. 최근 알뜰폰 시장 진출 역시 비슷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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