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업계, 하반기 수익성 사수 전략 고수할 듯

삼성전자 QLED 8K TV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8K TV / 사진=삼성전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이 위축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양사가 TV 사업에서 영업이익률을 깎아 먹던 출혈 마케팅 대신 수익성을 사수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양사는 위기 속에 반 년 넘게 이어온 마케팅 비방전을 멈췄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 LG전자 TV 사업의 실적 저점이 예상된다. 시장에선 양사 TV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로 5~10%가량 줄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올 1분기 중국을 제치고 선두 지위를 탈환했지만, 2분기 들어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데다가 중국 공장 정상화로 인해 반사이익 효과가 희석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2분기 삼성전자의 TV 및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CE사업부 매출이 10조4630억원, 영업이익 41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40%가량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LG전자의 HE사업본부 2분기 매출이 2조6238억원, 영업이익 120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20%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선 양사가 올 하반기 출혈 마케팅 대신 수익성 사수 전략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본다. 지난해 4분기 TV 성수기와 맞물려 양사는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예년보다 사업 수익성을 깎아먹었다. 매년 4분기는 마케팅 경쟁이 극에 달하는 시기로 TV 사업 수익성이 저점을 찍지만, 경쟁이 심화하면서 예년보다 파장이 컸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 3년 4분기 중 최저 수준인 2.4%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환율 이슈와 함께 경쟁사의 QLED TV 가격 하락 압박 때문에 수익성이 급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QLED TV는 삼성전자 주력 모델이다.

최근 양사가 TV 기술 논쟁 대신 품질 경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점 역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려는 조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QLED TV라는 용어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취하했다. LG전자는 백라이트가 있는 삼성전자의 TV를 ‘QLED TV’라고 표시, 광고한 행위가 거짓·과장 광고 등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신고했고, 이에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일부 광고가 삼성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해 부당한 비교·비방광고에 해당한다고 맞대응 했다.

비방전은 양사가 지난 4일 공정위에 신고를 취하하면서 일단락됐다. 삼성전자는 QLED TV에 백라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나 유튜브 광고 등에 표시했고 LG전자 또한 비방으로 논란이 된 광고를 중단했다. 

양사의 TV 기술 논쟁은 수년간 이어 온 마케팅 수단의 일환이다. 지난해 양사는 8K TV의 품질 기준을 두고도 논박을 벌였다. 시장 1, 2위를 다투는 양사가 프리미엄 TV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공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프리미엄 세그먼트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파워를 빼앗기면 향후 마케팅에 큰 손실이 될 수 있다"면서 "양사 모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올 3분기부터 양사 TV 사업이 다시 매출 회복 궤도에 오를 것을 본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막혀있던 TV 수요가 하반기로 이연되면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 “지난해엔 TV 시장 경쟁이 치열했는데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성을 사수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 지출을 줄이는 추세”라며 “TV 업계 전반의 흐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OLED TV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2분기 실적이 저점을 찍고 3~4분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며 “상반기 TV 수요가 하반기로 이연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TV 제조업계가 수익성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