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주 신공장 설립···미국 고객사 접근성 향상될 듯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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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신공장 건설하면서 향후 9년간 연 평균 13억달러(1조5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할 전망이다. 이번 신공장 증설을 통해 TSMC는미국 고객사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는 한편 장기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 거점 구축에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산하 D램익스체인지는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의 신공장 건설을 위해 투입하는 연간 설비투자(CAPEX) 규모가 평균 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와 올해 TSMC의 연간 설비투자 규모가 평균 150억달러(약 18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신공장 증설에 따른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전체 연간 설비투자의 약 10% 수준이 될 전망이다. 

앞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인치 웨이퍼 팹을 세운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 신공장은 내년 착공해 2024년 양산에 돌입한다. 5나노 공정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 규모 양산을 목표한다. 이를 위해 TSMC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12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신공장 증설을 통해 TSMC의 미국 소재 12인치 웨이퍼 팹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현재 6인치, 8인치, 12인치 웨이퍼 팹 총 12곳을 운영 중이며, 이중 유일한 미국 소재 팹은 8인치 기준 월 4만장 규모로 가동 중이다.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은 TSMC의 전체 웨이퍼 용량의 1~2%에 수준으로 미미하다. 

이번 TSMC의 결정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초기부터 국가 안보 우려로 반도체 자급 방안을 검토해왔다. 인텔이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첨단 공정 영역에서 TSMC의 기술적 우위가 분명해 미국 정부의 우선 고려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미국 기업들이 발주한 일부 고수익 제품 주문을 미국 공장에서 일부 소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반도체 소재 및 부품 공급망이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렌드포스는 "기존 8인치 팹과 12인치 팹은 공급망이 달라 기존 공급망 역시 미국으로 생산지를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TSMC의 신공장 건설은 미국 소재의 반도체 생산거점 현실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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