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영업이익 전년동기대비 20배 증가

자료=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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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이 오히려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는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산업이 전반으로 위축되면서 광고 매출은 다소 줄었으나 간편결제·온라인쇼핑·웹툰 등 비대면 서비스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깜짝 호실적 기록한 네이버·카카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1조7321억원, 당기순이익은 1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 

네이버 1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7% 가량 줄어든 1900억원대로 추정했다. 국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네이버 광고주들이 광고를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광고 부문에서 타격을 입었다. 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 전 분기 대비로는 16.2% 감소한 1440억원을 기록했다.

광고 매출 감소에도 불구, 네이버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쇼핑·페이·웹툰 등 비대면 서비스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는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868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9% 증가한 88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이다. 

카카오 역시 광고 매출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로 인한 대형 브랜드 광고주의 광고 집행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감소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페이·웹툰·톡비즈 등 비대면 서비스가 카카오의 이번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속 언택트 특수 누리는 네이버·카카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수출과 항공 등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 자체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는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코로나 쇼크’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는 이번 코로나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비대면 서비스 이용률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카카오톡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2월 말 카톡 채팅탭 이용 시간이 주간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직접적인 대면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카톡을 통한 소통이 더욱 활발해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톡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카톡 관련 사업을 통칭하는 톡비즈 부문 매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톡비즈 매출은 신규 광고주 확대와 커머스 성장으로 전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247억원을 기록했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 1분기 전체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네이버 역시 쇼핑·페이·웹툰 등 비대면 서비스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쇼핑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은 광고주들의 전반적인 예산 감소에도 불구, 온라인 쇼핑 수요 확대와 함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전년 대비 56% 성장하는 등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7497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하며 처음으로 분기 5조원을 달성했다. 월간 결제자 수도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50만명을 기록했다. 

콘텐츠 분야도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었다.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월간사용자(MAU) 6200만명을 달성했고 1분기 거래액이 작년보다 60% 이상 늘면서 매출은 2배 이상 성장했다. 카카오의 유료 콘텐츠 부문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도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특히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매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유료 콘텐츠 부문 매출 상승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고 말한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코로나19로 단기적인 광고 매출의 부정적 감소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쇼핑·페이 등의 중장년층 이용자 저변 확대와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며 “네이버페이의 50대 이상 결제자수가 전 분기 대비 53% 증가하는 등 코로나19로 신규 이용, 특히 중장년층의 언택트 소비와 비즈니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선물하기, 페이, 웹툰, 은행 등 카카오의 언택트 서비스는 오히려 매출 성장세가 강화된 모습”이라며 “코로나가 안정화된 이후에도 이들 비대면 서비스는 신규 이용자 유입과 이용자 경험 확대로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테크핀 자회사들의 경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상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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